| 서울=한스경제 박정현 기자 | 아시아나항공이 ESG 종합평가에서 ‘B+’ 등급을 기록하며 물류·무역 업종 평균 대비 다소 낮은 평가를 받았다. 최근 항공업계가 수요 둔화와 유가·환율 부담으로 국제선 운항 축소와 무급휴직에 들어가는 가운데 ESG의 사회(S) 부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ESG행복경제연구소는 “시가총액 129위 기업(2023년 12월 기준)인 아시아나항공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ESG 공시 체계와 제도 구축 수준은 일정 수준 이상 확보했지만 실행력과 실질 성과 측면에서는 과제가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환경(E) 점수는 74.1점, 지배구조(G)는 78.1점으로 각각 업종 평균인 77.7점, 82.7점을 밑돌았다. 반면 사회(S) 부문은 80.8점으로 업종 평균인 79.9점을 상회했다.
사회 부문의 점수는 높은 급여 수준과 장기 근속 중심의 고용 구조가 영향을 미친 결과라는 분석이다. 다만 장애인 고용과 사회적 책임 활동, 고객 신뢰 및 데이터 보호 체계 등에서는 여전히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다.
▲ LCC 무급휴직 들어가는데...주목받는 아시아나의 'S'
최근 호르무즈 해협 긴장 장기화로 유류할증료 부담이 확대되고 항공 수요 둔화까지 겹치면서 일부 저비용항공사(LCC)들이 국제선 감편과 무급휴직에 들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의 고용 안정성과 인력 운영 전략에도 시장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 초부터 2023년 초까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장기 무급휴직을 실시한 바 있다. 초기에는 한 달 기준 15일 무급휴직 체제로 운영됐고 이후 10일, 7일, 5일 순으로 점차 축소됐다.
이 같은 경험은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닌 ESG의 사회(S) 부문 핵심 요소인 고용 안정성과 노동 환경 관리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최근 LCC 업계의 무급휴직 확대 움직임 속에서 항공사의 인력 유지 능력과 직원 보호 체계가 ESG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이후 최근까지는 대규모 구조조정이나 추가 무급휴직 없이 운영을 이어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현재 고유가로 인한 별도 무급휴직 신청은 받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작년 ESG 보고서 기준 여성 직원 비율은 53.8%(4130명)로 전년(53.5%) 대비 소폭 상승했다. 직원 평균 근속연수는 16.4년으로 업종 평균(9.6년)을 크게 웃돌았고 전년(16.0년) 대비 개선됐다. 비정규직 비율은 3.4%로 업종 평균(9.6%)보다 낮았지만 전년(1.3%) 대비로는 증가했다.
평균 연봉은 9100만원으로 업종 평균인 8160만원을 상회했다. 평균 연봉은 전년 대비 21.3% 증가했고 직원 급여 증가율도 10.6%를 기록했다. 소비자 만족도(KCSI)는 83.7점으로 비교적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반면 장애인 고용률은 0.71%로 업종 평균(2.7%)과 법정 의무고용률(3.1%)에 크게 못 미쳤다. 직원 1인당 복리후생비 역시 660만원으로 업종 평균인 1190만원 대비 낮았다. 사회적 책임 관련 인증과 글로벌 이니셔티브 참여 수준도 저조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개인정보 유출과 공정거래위원회 시정조치 불이행 등 이슈로 미디어 정보 항목에서 감점(-1.5점)을 받은 점도 부담이다. ESG행복경제연구소는 “아시아나항공은 사회 부문에서 물류 업계 평균 이상의 점수를 받았지만 고객 신뢰와 데이터 보호, 안전관리 체계 강화는 핵심 리스크 관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 탄소 부담 커진 항공업…아시아나 “친환경 투자 확대 과제”
환경(E) 부문에서는 항공업 특성상 높은 탄소배출 부담이 핵심 리스크로 지목됐다. ESG행복경제연구소는 향후 글로벌 기후 규제가 강화될 경우 친환경 투자와 탄소 감축 전략이 항공사의 경쟁력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온실가스 배출량 집약도는 매출 1억원당 84.06tCO₂e로 업종 평균(17.84)을 크게 웃돌았다. 전년도(81.97) 대비 오히려 증가하며 감축 성과도 제한적이었다. 공급망 탄소관리 대응을 위한 스코프3(Scope3) 공시 기반은 마련했지만 내부 탄소가격 제도는 별도로 공시하지 않았다.
에너지 사용량 집약도 역시 매출 1억원당 29.38TOE로 집계됐다. 감축실적은 29.38로 전년(29.4)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항공업 특유의 구조적 에너지 소비 부담이 그대로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순환경제 부문에서는 일부 긍정적인 평가도 나왔다. 폐기물 재활용률은 81.9%로 업종 평균(67.45%)을 웃돌았다. 반면 용수 재활용률은 6.8%로 업종 평균(16.11%)에 못 미쳤고 전년(7.1%) 대비 소폭 하락했다. 친환경 인증과 글로벌 환경 이니셔티브 참여 수준 역시 저조한 것으로 평가됐다.
▲ “형식적 독립성 확보했지만”…지배구조 개선은 과제
지배구조(G) 부문에서는 이사회 독립성 등 형식적 구조는 일정 부분 갖췄지만 실질 운영과 주주 소통 측면에서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시아나항공은 ESG 경영위원회를 설치했지만 연간 개최 횟수는 2회에 그쳤다.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는 분리돼 있었으나 주주총회 4주 전 소집 공고 미이행, 최근 3년간 자사주 매입·소각 실적 부재, 평균 배당수익률 0%, 연간 IR(기업설명회) 개최 횟수 0회 등은 지배구조 측면의 한계로 지적됐다.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독자적인 주주환원 정책 확대나 적극적 IR 활동에는 현실적 제약이 있었을 것으로 해석된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 핵심사항 준수율은 46.7%(15개 항목 중 7개 이행)로 250대 기업 평균(69.8%)을 크게 밑돌았다. 내부감사기구와 경영진 간 독립 회의 역시 별도로 개최하지 않았다.
사외이사 비율은 66.7%로 업종 평균(54.4%)보다 높았고 임원·직원 간 보수 배율은 2.6배로 업종 평균(18.9배) 대비 낮아 보수 적정성 측면에서는 비교적 양호한 평가를 받았다.
반면 경영진 ESG 보상 정책은 마련되지 않았고 등기임원 중 환경 전문가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등기임원도 전체 6명 중 1명에 그쳤다. 최대주주 지분율은 63.88%로 업종 평균(42.9%)보다 높아 지배구조 집중도 역시 높은 편으로 분석됐다.
ESG행복경제연구소는 낮은 핵심지표 준수율, 낮은 주주환원과 제한적인 주주 소통 구조를 약점으로 지목했다.
▲ 체계 갖춘 ESG…실행력이 관건
아시아나항공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GRI, TCFD 등 글로벌 공시 기준을 준수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와 제3자 검증, 이중 중대성 평가 등 ESG 공시 체계 자체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구축했다는 평가다.
다만 실제 성과와 실행력 측면에서는 여전히 과제가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E) 부문에서는 항공업 특유의 높은 탄소배출 구조와 제한적인 감축 성과가 부담으로 꼽혔고, 사회(S) 부문에서는 코로나19 시기 장기 무급휴직 경험과 장애인 고용률 저조 문제가 한계로 지목됐다. 지배구조(G) 부문 역시 낮은 핵심사항 준수율과 제한적인 주주 소통 구조가 약점으로 평가됐다.
대한항공과의 통합을 앞둔 상황에서 단순한 ESG 공시 확대보다 실제 조직 운영과 이해관계자 신뢰 회복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항공업계가 고유가·탄소규제·수요 둔화 등 복합 위기에 직면할수록 ESG 역시 선언보다 실행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치한 ESG행복경제연구소장은 “아시아나항공은 향후 탄소 감축 성과와 주주환원 정책, ESG 연계 보상체계 구축 여부가 ESG 경쟁력 개선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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