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설기
최영재
성벽 보수 공사를 위해
덤프트럭이 부려놓고 간
쪼개진 바윗덩어리들
가지런히 다듬은
6면체, 5면체, 4면체의 쑥돌
마구 뒤섞여 쌓여있어도
아귀를 요리조리 맞추어
판판하고 멋진 성벽이 된다.
갓 쪄낸 쑥설기
손으로 잘라놓은 듯
말랑말랑 돌멩이 떡.
허물어진 성벽 쌓기
단단하게 쌓은 성도 세월이 가면 허물어지게 마련이다. 이 동시는 허물어진 성벽을 다시 쌓는 장면을 노래한다. ‘가지런히 다듬은/6면체, 5면체, 4면체의 쑥돌’. 성은 그렇게 크고 작은 돌을 하나씩 쌓아야 비로소 성이 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귀를 맞추는 솜씨가 필요하다. 시인은 바로 그 점에 초점을 맞췄다. 서로 다른 돌을 요리조리 맞춰야만 성이 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인간 사회도 이와 다를 바 없다. 각기 다른 구성원들을 더불어 잘살게 해서 삶의 행복을 안겨 주고자 한다. ‘갓 쪄낸 쑥설기/손으로 잘라놓은 듯/말랑말랑 돌멩이 떡’. 참 엉뚱하기 짝이 없는 시인이다. 돌을 떡으로 보다니! 이게 말이 되느냐 말이다. 그런데 왜 이리도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가. 시란 이런 것이다. 때론 말이 안 돼야 문학이 된다. 그리고 그 문학이 사람들의 마음을 춤추게 하는 것이다. 동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돌처럼 굳어진 어른들의 마음을 말랑말랑한 떡(동심)으로 만드는 일이다. 시인은 아동문단에서 가장 재미난 시를 쓰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제 아무리 무거운 소재라도 그의 손에 한번 걸렸다 하면 나비가 된다. 독자들은 그 나비와 더불어 하늘을 날게 되고. 윤수천 아동문학가
■ 쑥설기
쌀가루에 쑥을 두어 켜켜이 찐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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