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해킹 사태 후폭풍과 고객 보상 비용 부담 속에서도 유·무선 가입자 방어와 AI 전환(AX) 사업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며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수익성 둔화가 불가피했지만, 시장에선 "보안 비용 증가를 감내하더라도 AI·클라우드 중심 성장 전략을 강화하는 국면"이라는 평가다.
KT는 12일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매출 6조7784억원, 영업이익 482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 영업이익은 29.9%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3883억원으로 31.5% 줄었다.
실적 부진의 가장 큰 배경은 지난해 반영된 일회성 부동산 분양이익에 따른 기저효과다. 여기에 올해 초 발생한 고객 침해사고 이후 위약금 면제, 가입자 이탈, 고객 보상 프로그램 비용 등이 겹치며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별도 기준으로는 매출 4조8346억원, 영업이익 3139억원을 기록했다. KT는 지난 2월부터 시행 중인 고객 보답 프로그램과 보안 체계 강화 관련 비용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 우려와 달리 본업 경쟁력은 예상보다 견조했다는 평가다. 무선 사업은 위약금 면제 기간 일부 가입자 이탈이 있었지만 2월 이후 순증으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무선 서비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했다. 1분기 말 기준 전체 핸드셋 가입자 중 5G 가입자 비중은 82.7%까지 상승했다.
KT는 지난 4월 국내 통신사 최초로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를 결합한 요금제와 구독 상품도 출시했다. 단순 통신 서비스를 넘어 구독형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유선 사업 역시 안정적 흐름을 이어갔다. 인터넷 사업은 GiGA인터넷 중심 가입자 확대와 부가서비스 이용 증가에 힘입어 매출이 1.8% 증가했고, IPTV 사업도 프리미엄 셋톱박스 이용 확대에 따라 1.3% 성장했다.
반면 기업서비스 부문은 다소 주춤했다. AICC(인공지능 컨택센터) 등 신사업 확대에도 불구하고 대형 구축사업 종료 영향으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를 구조적 둔화보다는 사업 전환 과정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실제 KT는 1분기 재난안전통신망 구축사업과 금융권 AICC·클라우드 사업 등을 잇달아 수주했다. 특히 Microsoft, Palantir Technologies와의 전략적 협업을 기반으로 금융권 AX 프로젝트를 확보하면서 AI 기반 B2B 사업 확대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증권가에선 KT의 중장기 경쟁력이 기존 통신사업보다 AI·클라우드·데이터센터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그룹 핵심 계열사 실적도 이같은 흐름을 반영했다.
KT클라우드는 데이터센터와 AI 클라우드 수요를 기반으로 전년 수준 매출을 유지했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가산 데이터센터 가동률 상승과 신규 데이터센터 확대, AI 파운드리 사업 강화가 향후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부동산 계열사인 KT에스테이트는 대전 괴정동 아파트 분양 수익 확대와 호텔 사업 호조에 힘입어 매출이 72.9% 급증한 237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그룹 실적을 끌어올렸던 부동산 부문의 기여도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의미다.
콘텐츠 부문도 비교적 선방했다. 광고시장 둔화와 플레이디 매각 영향에도 콘텐츠 자회사는 전년 동기 대비 1.9% 성장했다. KT스튜디오지니는 오리지널 콘텐츠 '클라이맥스' 등을 중심으로 유통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고, KT밀리의서재는 구독자 증가에 힘입어 안정적 성장세를 이어갔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도 지난 3월 코스피 상장을 마치며 성장 기반을 강화했다. 3월 말 기준 수신 잔액은 28조2200억원, 여신 잔액은 18조7500억원이다. 총 고객 수는 1607만명으로 증가했다.
시장 관심은 향후 KT의 수익성 회복 시점에 쏠린다. 증권가에선 2분기까지는 고객 보상 비용과 마케팅 부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가입자 회복, AI B2B 수주 확대, 비용 정상화 효과가 반영되며 실적 개선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KT가 이날 함께 발표한 2026~2028년 중기 주주환원 정책은 시장 안정화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KT는 별도 기준 조정 당기순이익의 5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고,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연간 최소 주당배당금(DPS)은 2400원으로 제시했고, 1분기 배당금은 주당 600원으로 결정했다.
KT는 올해 2월 25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도 발표했으며, 지난 3월부터 신탁계약 방식으로 자사주 매입을 진행 중이다.
KT CFO 민혜병 전무는 "1분기는 고객 침해사고에 따른 고객 보답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보안 체계를 고도화하는 한편, B2C·B2B 사업 경쟁력을 공고히 한 시기"라며 "앞으로 AX 플랫폼 기업 비전 아래 AX 기반 성장을 지속하고 수익성 개선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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