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고예인 기자 | 삼성전자 노사가 정부 중재 아래 성과급 제도 개편을 둘러싼 막판 협상에 나섰지만 핵심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장시간 협상이 이어지고 있지만 노사 모두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 총파업 가능성도 다시 부각되는 분위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이날 세종시 중앙노동위원회에서 2차 사후조정 회의를 열고 성과급 지급 기준과 제도 개편안을 논의했다. 전날 진행된 1차 협상은 밤늦게까지 약 11시간 넘게 이어졌지만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측은 성과급 재원을 영업이익의 15% 수준으로 확대하고 상한선을 폐지해야 한다는 기존 요구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성과급 지급 체계를 단순 일회성 합의가 아닌 제도화 형태로 명문화해야 한다는 점을 핵심 요구사항으로 내세우고 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이날 회의 참석 전 취재진과 만나 “조합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합의든 결렬이든 끝까지 협상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삼성전자 사측은 업계 평균 수준인 영업이익의 10% 범위 내에서 성과급 재원을 운영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반도체 DS부문이 업계 최고 수준 실적을 달성할 경우 추가 지급이 가능하도록 하는 조건도 함께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측은 또 올해 수준의 경영 성과가 유지될 경우 특별 포상을 지급하고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부에 대해서도 성과 개선 시 최대 75% 수준의 성과급 지급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다만 노조는 성과급 규모뿐 아니라 지급 기준의 투명성과 지속 가능성을 문제 삼고 있어 협상 타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단순 금액 협상을 넘어 성과급 운영 체계 자체를 둘러싼 노사 간 시각 차이가 큰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협상장 안팎 분위기도 무겁게 흘렀다. 이날 오후 협상 도중 잠시 회의장을 나온 전삼노 관계자는 “아직 정리된 내용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중노위와 고용노동부 측 역시 사후조정 특성상 세부 협상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조정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협상이 최종 결렬될 경우 삼성전자 창사 이후 두 번째 대규모 파업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거론되기 때문이다.
전삼노는 현재 약 7만3000명 규모의 조합원을 확보한 상태로 알려졌다. 노조 내부에서는 오는 2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실제 생산라인 인력 상당수가 파업에 참여할 경우 반도체 생산과 공급망 운영에도 부담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최근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파운드리 경쟁력 회복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사 갈등 장기화가 경영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도체 업계 일각에서는 파업 장기화 시 수십조 원 규모의 생산 차질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다만 노사 모두 협상 자체를 이어가려는 의지는 남겨두고 있어 추가 조정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양측 모두 완전 결렬보다는 추가 협상을 통한 절충점을 찾으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며 “성과급 제도화 여부가 최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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