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문영서 기자】 코스피 지수가 7000선을 돌파한 이후 빠른 속도로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가운데 8000포인트 돌파 여부에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반도체 실적 급등이라는 펀더멘털에 외국인 통합계좌 개방, 정부의 밸류업 입법 드라이브까지 더해지며 ‘팔천피’ 돌파는 시간문제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6598.87에서 7498.00으로 13.63% 급등하며 4거래일 연속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6일에는 장중 처음으로 7000선을 돌파한 뒤 전날 7899.32선을 터치하는 등 7900을 목전에 둔 상황이다. 이처럼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며 장중 8000포인트를 돌파할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상승이 단순 유동성 장세가 아니라고 해석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339조9563억원, 247조7061억원에 달한다. 올해 코스피 전체 당기순이익 전망치 698조9000억원 중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481조3000억원으로 추정되는데, 아마존·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5개사의 올해 설비투자 전망 컨센서스도 실적 발표 이후 7246억달러로 대폭 올라 HBM 수요 지속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LS증권 김윤정 연구원은 “중동발 지정학 불안에 따른 유가 상승과 국채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기술주를 중심으로 강한 투자심리가 유지됐다”며 “지정학 불안에 연동해 움직였던 달러인덱스가 97.8 선에서 제한적 움직임을 보인 점도 강세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제도 변화도 코스피 상승 랠리를 뒷받침해줄 것으로 보인다. 올해 1월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으로 외국인 통합계좌(옴니버스 계좌) 서비스가 전면 개방되면서 해외 투자자들은 별도 국내 계좌 없이 한국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됐다.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기성 자금이 아닌 장기 패시브 자금의 유입이 구조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3차 상법 개정으로 자사주 1년 내 소각 의무가 법제화됐고, 배당소득 분리과세 시행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감이 높아진 점도 외국인 자금 유입을 자극하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해외 IB들도 잇달아 전망치를 상향 조정 중이다. 골드만삭스는 코스피 목표치를 9000으로 상향했고, JP모건은 최근 1만선으로 목표치를 추가로 올려 잡았다. 노무라증권 역시 상단을 8000선으로 유지하면서 “반도체 호황 사이클이 유가 상승과 거시경제 우려를 상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에서는 신한투자증권이 8600, 하나증권 8470, 삼성증권 8400을 연간 상단으로 제시하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연말 상단으로 1만2000까지 내다봤다.
개인 자금의 증시 이동도 뚜렷하다. 5월 들어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8일 기준 135조2991억원에 육박하며 6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는 반면 5대 시중은행 정기예금은 올해 2월(946조8897억원) 이후 감소세다.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달 사상 최초로 36조원을 돌파하는 등 빚을 내서 투자하는 수요도 덩달아 커지는 모습이다.
다만 불안 요소도 남아 있다. 4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2.6% 오르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상했고, 국고채 3년 금리는 역시 금리 인상 기대에 부응하며 3.6%에 근접했다. 특히 최근 증시 고점 행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외국인의 차익실현 물량이 대거 출회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8일과 11일 외국인은 각각 7조1694억원, 5조6050억원, 3조5098억원을, 이날 역시 3조3000억원을 순매도하며 4거래일 동안 약 16조6000억원을 팔아치웠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진행된 외국인의 지속적인 순매도세는 단순 셀코리아보다는 차익 실현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국민은행 이민혁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 지수가 단기간에 급등하며 차익 실현성 매물 발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iM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이 현재 굉장히 견조한 상황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셀코리아로 나설 이유는 없을 것으로 본다”며 “차익실현 욕구가 큰 것으로 해석”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피 8000선 돌파는 가능할 것으로 보이나 단기 급등으로 숨고르기에 들어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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