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김봉연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내년도 예산안 편성을 앞두고 정부 지출에 대한 ‘성역 없는 칼질’을 선포했다. 단순히 나라 곳간을 아끼는 차원을 넘어, 관행적으로 이어오던 저효율 사업을 과감히 도려내고 그 재원을 민생과 미래 투자에 쏟아붓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다.
◇“효율 90% 정리하면 예산 10% 증액 효과”
이 대통령은 12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세상도 많이 변했고, 우리가 해야 할 일도 많기 때문에 소위 ‘저효율 사업’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예산 총액을 늘리는 것도 중요한데, 효율성을 높이면 총액을 늘리는 것과 똑같은 효과가 있다”며 “효율이 90%인 사업을 정리하고 그 돈으로 효율 100% 사업을 하면 예산이 10% 늘어나는 것과 똑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가가 쉽지 않겠지만 과감해야 한다”며 기득권의 저항이나 정치적 압력 때문에 유지되어 온 부실 사업들을 냉정하게 솎아낼 것을 당부했다.
◇“이재명 정부 색깔 입힐 골든타임은 올해뿐”
이 대통령은 이번 예산 편성이 정부의 독자적인 정책 기조를 확립할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작년에는 사실상 우리가 예산 편성을 못 하고 이미 (준비하고 있던 계획에) 끌려가서 기회는 올해밖에 없다”며 “내년은 더 어려워진다. 올해가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취임 초기 편성된 예산들이 기존 관성에 묶여 있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장관들을 향해 “냉정하게 해야 한다. 할 일을 못 하는 경우는 없었으면 좋겠다. 새로운 각오로 해달라”고 주문하며 부처 이기주의 타파를 강력히 촉구했다.
◇박홍근 장관 “지출 15% 감액·사업 10% 폐지”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도 대통령의 기조에 맞춰 유례없이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 가이드를 제시했다. 박 장관은 “2027년은 이재명 정부가 처음으로 온전하게 예산 편성의 전 과정을 주관하는 진정한 ‘국민 주권 예산’을 수립하는 해”라고 규정하며 전 부처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박 장관은 구체적으로 “올해에는 재정 지출의 15% 및 의무 지출의 10% 감액, 사업 10% 폐지라는 도전적인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며 “성과평가 결과 감액 판정된 사업은 15% 이상 깎고, 폐지 판정된 사업은 실제 폐지해 달라”고 압박했다.
보고를 받은 이 대통령은 “우리 장관님 목소리에 결의가 꽉 차 있는 것 같다. 진짜 그렇게 해야 한다”며 전폭적인 신뢰를 보냈다.
‘배수의 진’을 친 이재명 정부의 예산 개혁이 고착화된 관료 사회의 예산 관행을 깨고 민생 경제의 실질적인 동력으로 작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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