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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인디아,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전날 인도 남부 텔랑가나주 시쿤데라바드 퍼레이드 그라운드에서 열린 집권 인도국민당(BJP) 공개 집회 연설에서 ‘국가 우선, 편안함보다 의무를’(Nation First, Duty Above Comfort)이라는 슬로건 아래 7가지 결의안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가능한 한 재택근무 우선 △1년간 금 구매 자제 △대중교통·카풀 이용을 통한 휘발유·경유 사용 축소 △식용유 소비 절감 △화학비료 의존 축소 및 자연농법 전환 △인도산 제품 우선 구매 △1년간 해외여행 자제 등이다.
모디 총리는 “(중동) 분쟁 영향으로 공급망 혼란이 이어지는 한 대책을 마련해도 어려움은 더 커진다. 우리는 휘발유와 경유 사용량을 줄여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우리는 재택근무·온라인 회의·화상회의 같은 시스템을 많이 만들어냈고, 그것에 익숙해지기까지 했다. 현재 시대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은 이 시스템들을 다시 가동하는 것”이라며 “그것이 국익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금 구매와 관련해서는 “외화가 광범위하게 쓰이는 또 다른 영역”이라며 “아무리 (사고 싶더라도) 국익을 위해 1년간 금을 사지 않겠다는 결의를 다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식용유에 대해서도 “식용유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식용유 수입에 외화를 써야 한다. 모든 가정이 식용유 사용을 줄인다면 그것은 애국심에 대한 거대한 기여”라고 힘주어 말했다. 농가에는 화학비료 사용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자연농법으로 전환할 것을 권고했다.
모디 총리는 “애국심은 국경에서 목숨을 바치는 것만이 아니다. 일상에서 책임 있게 살고 국가에 대한 의무를 다하는 것”이라며 적극적인 동참을 요구했다.
인도는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량의 약 5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다. 정부가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휘발유·경유 가격은 묶어 왔지만, 기업용 연료와 조리용 액화석유가스(LPG) 등에선 가격 상승이 두드러진다.
에너지 가격 급등은 루피화 약세에도 기름을 붓고 있다. 인도 루피화는 지난 5일 1달러당 95.41루피까지 떨어지며 사상 최저치를 새로 썼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인도 주식·채권 시장에서 자금을 빼고 있다.
그러나 시장은 모디 총리의 호소에 오히려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이날 인도 증시 벤치마크인 BSE 센섹스는 1312.91포인트(1.70%) 급락한 7만 6015.28로 마감했다. NSE 니프티50도 360.30포인트(1.49%) 떨어진 2만 3815.85로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 약 7조루피(약 109조원)가 하루 만에 증발한 셈이다.
모디 총리가 직접 거론한 금 구매·해외여행 자제 영향으로 티탄, 칼리안주얼러스 등 귀금속주와 항공주가 최대 12% 폭락했고, 반면 전기자동차(EV)·친환경 모빌리티주는 급등했다.
야권의 정치 공세도 거세졌다. 야당 의회당(Congress) 라훌 간디 하원 야당 대표는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건 설교가 아니라 실패의 증거”라며 “12년간 통치 끝에 정부가 국민에게 뭘 사고 뭘 사지 말지, 어디 가고 어디 가지 말지를 지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직격했다. 그는 모디 총리를 “타협하는 총리(Compromised PM)”라고 거듭 지칭하며 “국정 운영 능력이 더 이상 총리 손에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인도 외교부는 이날 저녁 모디 총리가 오는 15일부터 20일까지 아랍에미리트(UAE), 네덜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이탈리아 등 5개국을 순방한다고 발표했다. 첫 방문지 UAE에서 모디 총리는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대통령과 회담하고 양국 간 에너지 협력 강화 방안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UAE는 인도 LPG 수요의 약 40%를 공급하는 최대 LPG 공급국이자, 인도산 석유 정제품의 2위 수출 시장이기도 하다. 모디 총리가 직접 중동으로 날아가 ‘살길 찾기’에 나섰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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