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 트럼프·시진핑 회담에 삼성·SK 반도체 랠리 흔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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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트럼프·시진핑 회담에 삼성·SK 반도체 랠리 흔들까

한스경제 2026-05-12 14:3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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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AFP

| 서울=한스경제 고예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시 베이징으로 향한다. 하지만 이번 방중은 8년 전과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당시엔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는 구도였다면 지금은 오히려 전쟁과 공급망 그리고 정치적 위기에 몰린 미국이 중국에 손을 내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 전쟁 장기화와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 그리고 희토류 공급망 불안까지 겹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앞에서 어떤 카드를 꺼내들지 전 세계 금융시장과 반도체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정상회담이 단순 외교 이벤트를 넘어 AI 반도체 패권과 글로벌 공급망 질서를 다시 뒤흔들 ‘빅딜의 시간’이 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중동전쟁 궁지 몰린 트럼프…“이젠 중국이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3~15일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미국과 중국은 무역과 안보 AI 패권 경쟁까지 거의 모든 영역에서 충돌하고 있지만 정작 이번 회담의 핵심 배경은 ‘중동’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현재 미국은 이란과의 충돌 장기화 가능성에 직면해 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과 미국의 역봉쇄 가능성이 동시에 거론되면서 국제 유가와 글로벌 물류 시장은 이미 흔들리기 시작했다.

문제는 중국이다.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핵심 수입국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중국이 이란을 움직여야만 중동 리스크를 조기에 봉합할 수 있는 구조다. 실제 미국 당국은 중국이 종전 협상 중재에 나서야 한다는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내고 있다. 반대로 중국 역시 중동 혼란 장기화가 자국 제조업과 수출 경기 그리고 에너지 수급에 부담이 되는 만큼 일정 수준의 개입 필요성을 느끼는 분위기다.

결국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단순한 회담이 아니라 “누가 누구를 더 필요로 하느냐”의 싸움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 내에서도 이와 같은 평가가 이어진다. 뉴욕대 천젠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카드가 예전보다 크게 줄었다”며 “이번 회담은 오히려 시진핑이 더 강해진 모습으로 비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희토류와 반도체 맞교환?…삼성·SK까지 흔들 수 있다

반도체 시장도 긴장하고 있다. 최근 AI 열풍 속에 급등했던 글로벌 반도체주 랠리가 이번 회담을 계기로 변곡점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브칼리서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이 반도체 업종에 보다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핵심 변수로 꼽은 것이 바로 ‘희토류와 첨단 반도체 장비’다.

현재 미국은 희토류 공급망 안정이 절실하다. 반면 중국은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등 첨단 반도체 장비 접근 제한 완화를 원하고 있다. 만약 미국이 희토류 확보를 위해 중국의 반도체 장비 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거래에 나설 경우 시장 구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생산력이 확대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그리고 TSMC의 가격 결정력이 장기적으로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AI 시대 핵심 무기인 HBM 시장 역시 중장기적으로 공급 경쟁 심화 압박에 노출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닷컴버블 이후 최대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시장 내부에서는 “너무 빠르게 달렸다”는 경계론이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반도체 시장은 AI 기대감 하나로 움직이는 측면이 강하다”며 “미중 정상회담에서 공급망과 장비 규제 관련 메시지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급반전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미·중 정상회담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

한국은 이번 회담의 최대 간접 영향권 국가 중 하나다. 우선 중동 리스크 완화 여부에 따라 국내 산업계의 부담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고유가 장기화는 반도체와 철강 석유화학 해운 항공까지 전방위 원가 부담으로 이어진다.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한국 수출 물류와 원자재 수급에도 직접 충격이 불가피하다.

반면 미중 관계가 일정 부분 안정될 경우 반도체와 자동차 배터리 업종에는 긍정적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더 복잡한 문제가 남아 있다. 미국과 중국이 협상 과정에서 공급망과 투자 질서를 새롭게 재편할 경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현대차 등 주요 기업들이 다시 선택 압박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항공기 구매 확대 등이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교역 구조 변화 속에서 한국 기업들의 경쟁 환경도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재계 관계자는 “미중 정상회담은 이제 단순 외교 이벤트가 아니라 글로벌 산업 질서를 결정하는 회의가 됐다”며 “한국은 사실상 결과를 가장 민감하게 받아야 하는 국가 중 하나”라고 말했다.

▲전세 역전 상황...시진핑 행보 '주목'

이번 회담에서 가장 주목받는 장면은 어쩌면 협상 결과가 아닐 수 있다. 오히려 세계가 지켜보는 건 ‘누가 더 다급해 보이느냐’다. 한때 관세와 기술 제재로 중국을 몰아붙였던 미국은 지금 중동전쟁과 물가 그리고 대선 리스크에 흔들리고 있다. 반면 중국은 경제 둔화라는 내부 문제에도 불구하고 희토류와 공급망 그리고 중동 외교라는 전략 자산을 앞세워 협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미 이번 회담을 두고 “트럼프가 시진핑을 만나러 가는 것이 아니라 도움을 요청하러 가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8년 전 베이징에서 웃던 미국과 방어하던 중국의 구도가 뒤집히고 있다는 의미다. 그리고 그 변화의 충격은 결국 한국의 반도체 공장과 수출 기업 그리고 증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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