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최근 국제유가 상승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운송 불확실성을 나타내는 지표가 과거 1970년대 오일 쇼크 시기와 유사한 수준까지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원유 운송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경우, 동일한 수준의 유가 충격이라 할지라도 불확실성이 낮은 상황에 비해 국내 석유류가격의 반응이 확대될 수 있다”며 “분석 결과, 국내 석유류가격은 에너지 운송 불확실성에 기인한 국제유가 상승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제유가(두바이유)가 10%p(포인트) 상승 시, 에너지 운송 불확실성에 기인한 경우 국내 석유류 가격 상승률은 2.69%p 올랐다. 이는 이외 요인에 기인했을 때 상승폭(2.00%p) 대비 30% 가량 높은 것이다.
또한 운송 불확실성에 따른 유가 상승은 소비자물가에 대한 영향력 정도가 크고 근원물가(에너지 및 식료품 제외)에도 파급 정도가 상당한 것으로 분석됐다.
분석 결과, 에너지 운송 불확실성에 따른 국제유가(두바이유) 10%p 상승 시,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폭은 0.20%로 이외 요인(0.11%p) 대비 2배 가량 큰 것으로 추산됐다.
보고서는 “운송 불확실성이 석유류를 넘어 공업제품, 서비스 등의 비석유류 품목에도 비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우려했다.
이에 KDI는 구체적으로 3가지 유가 시나리오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해 전망했다.
먼저 올해 2분기 국제유가가 100달러 기록한 후 3분기 90달러, 4분기 87달러로 완만하게 하락하는 기준 시나리오에서는 올해 소비자물가가 상승률이 1.2%p, 내년 0.9%p 끌어올릴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 2~4분기 유가가 4월 평균 수준인 105달러를 유지하는 고유가 장기화 시나리오에서는 소비자물가가 올해 1.6%p, 내년 1.8%p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마지막으로 국제유가가 2분기 95달러, 3분기 85달러, 4분기 80달러 등 비교적 빠른 하락이 예상되는 유가 안정 시나리오에서는 소비자물가가 올해 1.0%p 더 오를 수 있으나 내년부터 국제 유가에 따른 물가 불안이 상당 부분 완화될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근원물가의 경우, 충격 발생 초기에는 소비자물가 대비 영향이 작을 수 있으나 지속성은 더 높을 수 있어 2027년까지 상승률에 영향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다만 보고서는 석유 최고가격제, 유류세 인하 등 정책 대응이 국제유가 상승의 소비자물가 파급 영향을 축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짚었다.
3월 기준 최고가격제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최대 0.8%p 내리고 4월 유류세 인하폭 확대는 0.2%p 하락시킨 것으로 추정됐다.
마창석 KDI 연구위원은 “중동 전쟁의 전개 양상이 여전히 매우 불확실한바, 향후 소비자물가 흐름에도 상당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물가 안정을 위한 정책도 국제유가 상승이 장기화되며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정해질 가능성에 대비하여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중동전쟁 발발 이전이었던 지난 2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KDI 또한 지난 2월 전망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1%로 제시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2.6%로 상향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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