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테더·리플·퍼스트디지털, 국회로 집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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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테더·리플·퍼스트디지털, 국회로 집결

한스경제 2026-05-12 12:08:5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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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2026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동향과 한국 디지털 경제의 기회’ 세미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시현 기자 
12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2026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동향과 한국 디지털 경제의 기회’ 세미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시현 기자 

| 서울=한스경제 전시현 기자 | 테더·리플·퍼스트디지털 등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업계 주요 인사들이 12일 국회를 찾았다. 미국과 유럽, 영국, 홍콩 등 주요국이 제도 정비에 속도를 내는 사이 한국은 디지털자산기본법 2단계 심사가 국회에 계류된 상태다. 업계와 정치권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입법의 적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이날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는 ‘2026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동향과 한국 디지털 경제의 기회’ 세미나가 열렸다. 더불어민주당 이강일·민병덕 의원과 상생과통일포럼이 공동 주최했고, 디지털융합산업협회(DCIA)·한국웹3블록체인협회(KWBA)·디지털커런시즈거버넌스그룹(DCGG)이 주관했다.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가 후원했으며 사회는 유순덕 한세대 교수가 맡았다.

▲ “닫힌 문 앞에서 시장은 멈추지 않는다”

첫 발표에 나선 김태림 AXIS Law 대표변호사 겸 KWBA 사무총장은 한국이 이미 정책 분기점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 2025년 국내 자금의 해외 거래소 이동 규모 160조원 △ 국내 5대 거래소 스테이블코인 잔고 55% 감소 △ 케이맨 법인이 이더리움·베이스 체인에서 발행한 역외 원화 스테이블코인(KRWQ) 유통 등을 근거로 들었다.

김 변호사는 “닫힌 문 앞에서 시장이 멈추는 것이 아니라 문이 열린 곳으로 흐름이 바뀐다”며 “정책의 핵심 질문은 통화 질서를 지키면서도 그 흐름을 국내 제도 안에서 작동하게 할 설계가 무엇이냐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 미국 지니어스(GENIUS)법 전면 시행 예정 △ 영국 규제 체제 도입 △ 한국은행 프로젝트 한강 2단계 △ 외국환거래법 개정안 국회 통과 등을 거론하며 “디지털자산기본법 2단계 심사가 진행되는 지금이 한국이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규제 논의에 본격 참여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 EU는 엄격했고 영국은 달랐다

이어 조슈아 타운슨 DCGG 글로벌정책총괄은 유럽연합(EU)의 미카(MiCA)와 영국의 규제 노선을 비교했다. 그는 EU가 거래량·보유량 제한, 까다로운 적격 요건, 사전 인가 등 강한 규제를 택한 결과 테더(USDT)의 EU 시장 이탈, 서클(USDC)의 우회 인가, 규제 차익 현상 등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반면 영국은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스테이블코인에 한해 강한 안전장치를 적용하고, 나머지 영역은 시장 기능을 지나치게 훼손하지 않는 위험 비례형 규제를 채택했다고 소개했다. 타운슨 총괄은 “엄격함이 곧 안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위험에 비례해 작동하는 안전장치가 실효성 있는 규제”라고 말했다.

▲ 퍼스트디지털, 초 단위 정산… 리플, 최근 12개월 거래량 13.1조달러

빈센트 촉 퍼스트디지털 최고경영자(CEO)는 스테이블코인의 진화를 1.0(거래), 2.0(디파이), 3.0(결제), 4.0(에이전틱) 단계로 구분했다. 그는 기존 국경 간 송금이 2~3개 대리은행을 거치며 3~5일, 2~4% 수준의 비용이 드는 반면 FDUSD 기반 결제 레일은 초 단위에 0.1% 미만 비용으로 즉시 정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촉 CEO는 홍콩의 스테이블코인 라이선스 제도와 싱가포르의 관련 제도 정비 흐름도 함께 소개했다. 아울러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API·데이터·연산 사용료를 자동 결제하는 ‘x402’ 프로토콜과 자체 결제 인프라 ‘파이낸스 디스트릭트’ 구상도 공개했다.

영상으로 발표한 라훌 아드바니 리플 글로벌 정책 공동총괄은 최근 12개월간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조정 거래량이 13조1000억달러, 총 거래 건수는 159억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활성 송신 주소는 3억800만개, 활성 수신 주소는 3억6920만개라고도 했다. 그는 리플의 RLUSD가 뉴욕 트러스트컴퍼니 차터 아래 발행돼 은행 수준의 감독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 정치권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동력으로 삼아야”

정치권의 발언도 구체적이었다. 김상훈 국민의힘 주식·디지털자산 밸류업 특별위원장은 축사에서 “지난해 160조원에 달하는 국내 자금이 해외로 흘러나갔다”며 “스테이블코인을 음성적 투기 수단이 아니라 제도권 금융의 유효한 도구로 편입시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밸류업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지니어스법, 유럽 미카, 일본과 홍콩의 제도 정비를 언급하며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과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토큰증권(STO)과 스테이블코인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달스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원스코’로 부르며 “달스코의 쓰나미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스코는 단순한 방어 수단이 아니라 한국 경제의 거래와 산업을 디지털 환경에서 더 넓게 연결하는 공격적 수단이어야 한다”며 △ 지역 상권의 ‘단골코인’ 상용화 △ K-콘텐츠 글로벌 팬덤 결제와 크리에이터 보상, 지식재산권(IP) 수익 배분 △ 아시아 디지털자산 협의체 구성을 과제로 제시했다.

김기흥 디지털융합산업협회 회장(경기대 명예교수)은 “앞으로의 경쟁은 기술 그 자체보다 금융 인프라와 제도 설계 경쟁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중요한 것은 기술을 잘 만들었느냐가 아니라 글로벌 금융 시스템과 연결될 수 있느냐”라고 말했다.

▲ “STO는 발행보다 거래가 관건”

세미나 후반에는 80분간 패널 토론이 이어졌다. 1부 ‘금융혁신과 디지털 자산 정책 라운드테이블’은 김기흥 회장이 좌장을 맡았다. 김용환 전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유재용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 성기철 전 경기도 경제기획관, 변미경 광주은행 부행장, 최수혁 전 한국웹3블록체인협회장 등이 패널로 참여했다.

김용환 전 회장은 “글로벌 실물자산 토큰화(RWA) 시장은 성장하고 있지만 상당수는 기관 자금이 주도한 국채·사모신용 중심”이라며 “한국에서 먼저 열릴 가능성이 있는 비정형 자산 토큰화 시장은 2차 시장 유동성이 아직 미미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거래 부재의 구조적 원인으로 △ 가치평가 방법론의 표준 부재 △ 장외거래중개업자의 마켓메이커 기능 부족 △ KYC·화이트리스트·락업에 따른 참여자 풀 협소 △ 원화 스테이블코인 부재에 따른 DvP 자동화 한계 △ 프라이빗 체인 의무화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 풀과의 단절 등을 지목했다.

변미경 광주은행 부행장은 “스테이블코인의 낮은 전송 비용과 즉시 정산 기능은 지역 중소기업의 현금흐름 불확실성을 줄이고 경영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며 “지역화폐와 정책 자금을 스테이블코인으로 지급하면 소상공인의 정산 주기를 단축하고 수수료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테더도 직접 참석… “발행권 다툼보다 국가 전략이 먼저”

2부 ‘스테이블코인의 미래 라운드테이블’은 조원희 한국웹3블록체인협회장(법무법인 DLG 대표변호사)이 좌장을 맡았다. 테더에서는 레오나르도 레알 최고준법책임자(CCO)와 자일스 딕슨 글로벌 규제·라이선스 총괄이 참석했다. 조슈아 타운슨 DCGG 글로벌정책총괄, 티모시 신 DCGG 한국 정책총괄, 빈센트 촉 퍼스트디지털 CEO도 함께했다.

별도 세션인 ‘한국의 디지털자산과 스테이블코인의 미래 라운드테이블’에는 김재진 DAXA 상임부회장, 조진석 KODA 대표, 이윤호 카이아 DLT 재단 이사, 세스 허틀라인 레저(Ledger) 글로벌 정책 총괄 등이 자리했다.

조진석 KODA 대표는 “지금 논의의 핵심 쟁점이 거래소 지분 제한,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 은행 중심 구조 여부에만 묶여 있다”며 “‘누가 발행권을 가질 것인가’에만 매달리면 정작 국가적으로 준비해야 할 디지털 지급결제 인프라 구축은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필요한 것은 업권 간 발행권 다툼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글로벌 디지털 결제 질서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적 결단”이라며 정부의 디지털자산기본법 정부안 조기 제출과 국회의 실질 논의 착수를 촉구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글로벌 주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국 정책 당국에 직접 메시지를 전달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이번 세미나는 디지털자산기본법 2단계 입법 논의의 향배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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