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류석만 기자] 충청남도교육감 선거가 본격화되기도 전에 ‘단일화 정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런데 이번엔 그 방식이 유난히 낯설고도 기이하다.
단 두 명이 자체 여론조사를 돌리고, 한 명이 사퇴한 뒤 이를 두고 “민주‧진보 진영 단일화”라고 선언했다.
과연 이것이 충남교육 전체를 대표할 수 있는 정치적 정당성을 갖는가.
이병도 후보의 표현대로라면 “소도 웃을 일”이라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따로 있다. 이번 단일화에 참여한 후보들은 정작 노동계·시민사회·학부모·교육단체가 참여한 ‘충남 민주‧진보교육감 추진위원회’의 정책 검증에는 응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교육 철학과 정책 비전, 지역 교육의 미래를 묻는 질문에는 침묵했던 이들이, 정작 후보 숫자를 줄이는 데에는 누구보다 민첩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교육감 선거는 국회의원 선거나 정당 공천 경쟁과 다르다.
아이들의 미래와 지역 교육의 방향을 결정하는 자리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교육철학이고 정책이며, 공공성에 대한 책임감이다.
그런데 정책 토론도, 검증도 건너뛴 채 “누가 이길 수 있느냐”만 남는 순간 교육은 사라지고 정치공학만 남게 된다.
더 우려스러운 대목은 표현의 문제다. 여론조사 과정에서는 단순히 ‘충남교육감 여론조사’라고 설명해 놓고, 결과 발표에서는 갑자기 ‘합리적 민주‧진보 진영 단일화’라는 이름을 붙였다.
단어 하나가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선거에서 명칭과 프레임은 곧 정치적 권위다.
실제 검증과 합의 과정 없이 스스로에게 ‘민주‧진보 대표성’을 부여하는 순간, 유권자는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교육감 선거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이기기 위한 단일화’가 ‘교육을 위한 단일화’로 포장되는 일이다.
명분 없는 단일화는 감동을 만들지 못한다.
오히려 교육을 정치의 하위 수단으로 전락시킨다.
반대로 주목할 부분도 있다. 이병도 후보는 자신이 추진위원회의 정책 검증 절차를 거쳐 1600여 명의 지지를 받아 선정된 후보라고 강조했다.
최소한 공개 검증과 정책 논쟁의 과정은 거쳤다는 의미다.
선거는 결국 유권자의 판단이지만, 그 판단의 재료가 되는 것은 밀실 합의가 아니라 공개된 철학과 비전이어야 한다.
충남교육은 지금 중대한 갈림길 앞에 서 있다.
학령인구 감소, 지역 교육격차, 공교육 신뢰 회복, 미래교육 전환이라는 거대한 과제가 쌓여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숫자 맞추기식 단일화가 아니라, 누가 충남교육의 미래를 가장 설득력 있게 제시할 수 있느냐는 경쟁이다.
정치는 때로 단일화를 요구한다.
그러나 교육은 다르다. 교육은 계산보다 철학이 먼저여야 한다. 그리고 철학 없는 단일화는 오래가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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