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 가격 5년간 40%↑…백악관, 재추진 일정 언급 없어
(뉴욕·서울=연합뉴스) 김연숙 특파원 이신영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소고기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고려했던 수입 소고기 관세 완화 조치를 농가의 반발로 연기하기로 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11일(현지시간) 수입 소고기에 적용되는 저율할당관세(TRQ) 제도를 한시적으로 중단하려던 조치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이날 수입 소고기 관세 인하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날 저녁 백악관 관계자는 세부 사항을 최종 조율하고 있다며 해당 계획이 연기됐다고 밝혔다.
TRQ는 일정 수입 물량까지는 낮은 관세를 부과하되,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는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 제도가 중단되면 더 많은 수입 소고기가 낮은 관세로 미국에 들어올 수 있다.
그러나 이번 계획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소 사육 농가와 일부 공화당 의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수입 소고기가 낮은 관세로 저렴하게 유입되면 미국 내 사육 농가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에서다.
공화당 소속 스티브 데인스 몬태나주 상원의원은 관세 완화 계획 관련 보도가 나온 이후 "사육 농가에서 이와 관련한 우려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 사육업자기도 한 공화당 소속 신시아 루미스 와이오밍주 상원의원은 "관세가 정부로서는 어려운 문제"라면서도 관세 변화가 "소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면 (사육농가가)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완화와 함께 미 농가 지원책과 규제 완화 방안도 함께 발표할 방침이었다.
중소기업청(SBA)에 목축업자에 대한 대출 확대 및 자본 접근성 강화 방안을 마련하도록 지시하는 내용 등이 골자다.
더불어 목축업계의 오랜 불만이었던 멸종위기종 늑대 보호 조치 완화와 식별용 전자태그 의무 등 일부 축산 규제도 풀기로 했지만, 관세 완화 조치와 함께 연기됐다.
백악관 관계자는 관련 계획을 언제쯤 다시 추진할지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번 조치의 배경에는 장기간 이어진 미 소고기 가격 상승이 있다.
지난 1년여간 미국에서 계란, 우유 등 일부 식품 가격 상승세는 주춤했지만, 소고기 가격은 계속 오름세다. 특히 다진 소고기 가격은 5년 전보다 약 40% 올랐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가축 가격 급락과 극심한 가뭄이 겹치면서 목축업자들이 사육 두수를 줄였고, 미국의 소 사육 규모는 75년 만의 최저 수준까지 감소했다.
반면 소고기 수요는 꾸준히 유지되면서 공급 부족 현상은 심화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내 사육 두수가 유의미하게 회복되는 시점을 2028년 이후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단기적인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수입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이미 브라질과 호주 등지에서 수입량을 늘리고 있으며, 올해 소고기 수입량은 사상 최대치인 60억파운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대 쇠고기 생산국인 브라질은 이미 1월에 미국의 저율 관세 물량 한도를 채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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