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릴 듯 안 팔리는 예별손보…흥국화재 검토에 매각판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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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릴 듯 안 팔리는 예별손보…흥국화재 검토에 매각판 ‘술렁’

투데이신문 2026-05-12 11:13:3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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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예별손해보험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예별손해보험 홈페이지 갈무리]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주인을 찾지 못한 예별손해보험, 옛 MG손해보험의 매각 절차가 다시 움직이고 있다. 앞선 본입찰이 한국투자금융지주 단독 응찰로 유찰된 가운데, 이번에는 흥국화재가 입찰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매각판의 셈법도 한층 복잡해졌다.

후보군에 따라 예별손보를 보는 계산은 다르다. 한투에는 손해보험업 진출을 위한 통로지만, 기존 손보사인 흥국화재에는 보유계약 확대 효과와 자본 부담을 함께 따져봐야 하는 매물로 읽힌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전날인 11일부터 오는 6월 30일까지 예별손보 공개매각을 위한 재공고 입찰을 진행한다. 잠재매수자는 약 7주간 실사를 거친 뒤 최종인수제안서를 제출하게 된다. 복수 후보가 제안서를 내 유효경쟁이 성립할 경우 예보는 7월 중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앞서 진행된 본입찰에서는 한국투자금융지주만 최종인수제안서를 제출했다. 단독 응찰로 유효경쟁이 성립하지 않으면서 매각은 한 차례 멈춰 섰다. 예보는 이후 단독응찰자를 포함한 잠재매수자의 인수 의사를 다시 확인하고, 매각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재공고 입찰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재입찰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흥국화재의 검토 여부다. 흥국화재가 실제 입찰에 참여하면 한투 단독 구도였던 예별손보 매각은 복수 후보 경쟁으로 전환될 수 있다. 다만 아직은 검토 단계다.

흥국화재 관계자는 예별손보 인수와 관련해 “입찰 참여를 검토 중인 단계”라며 “검토 외에 현재 확정되거나 구체적으로 추진 중인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한투는 라이선스, 흥국은 계약 흡수 효과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예별손보에 관심을 보이는 배경에는 보험업 진출이라는 전략적 목적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투는 증권, 저축은행, 캐피탈, 자산운용 등 비은행 금융 계열을 갖추고 있지만 보험 계열사는 없다. 예별손보 인수는 손해보험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금융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보험업은 신규 진입 장벽이 높은 업권으로 꼽힌다. 특히 손해보험사는 자본 외에도 판매채널, 보상조직, 전산, 리스크 관리, 자본 규제 대응 능력이 필요하다. 한투 입장에서는 예별손보가 기존 보험계약과 인가 체계를 기반으로 손보업에 진입할 수 있는 통로로 평가될 수 있다.

반면 흥국화재는 이미 손보업을 영위하고 있는 만큼 신규 라이선스 확보 자체보다는 보유계약 흡수 효과, 장기보험 포트폴리오 보강, 사업 규모 확대 가능성 등을 중심으로 검토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예별손보가 보유한 계약이 기존 흥국화재의 영업 구조와 맞는지, 전산·보상·계약관리 체계에 무리 없이 편입될 수 있는지도 검토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차이는 인수 가격을 바라보는 방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한투가 보험업 진입이라는 전략적 가치를 더 크게 볼 수 있다면, 흥국화재는 인수 이후 손익과 자본 영향을 보다 세밀하게 들여다볼 가능성이 있다. 기존 보험사일수록 계약 규모뿐 아니라 계약의 질, 손해율, 유지율, 향후 자본 부담을 보수적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예별손보는 한투에는 없는 업권을 채우는 매물로, 흥국화재에는 기존 사업에 더할 수 있는 매물로 읽힐 수 있다”며 “같은 매각 절차 안에서도 후보자별 평가 기준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반복된 매각 난항…가교보험사 전환 뒤 다시 시장으로

예별손보 매각은 MG손보 정리 절차의 연장선에 있다. MG손보는 2022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뒤 정상화를 위한 매각 절차를 밟았지만, 새 주인을 찾는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보험사 인수 이후 필요한 자본 확충 부담과 건전성 관리 문제가 매각 과정에서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많다.

이후 정리 방식은 가교보험사 체제로 넘어갔다. 예보가 100% 출자한 예별손보가 설립됐고, MG손보의 보험계약과 자산·부채가 예별손보로 이전됐다. 예별손보는 신규 영업 확대를 목적으로 한 일반 보험사라기보다, 기존 보험계약을 안정적으로 유지·관리하면서 최종 정리 방안을 찾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

가교보험사 전환으로 매각 구조는 과거와 달라졌다. MG손보 법인 전체를 그대로 인수하는 방식보다 매물 형태가 정리됐다는 평가도 있다. 다만 보험계약을 넘겨받는 거래라는 점에서 인수자가 따져야 할 항목은 여전히 적지 않다. 계약에서 발생할 손해율, 준비금, 지급여력비율 영향, 전산 통합 비용, 계약 유지율 등이 모두 실사 과정에서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앞선 본입찰이 한투 단독 응찰로 끝난 것도 이런 부담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관심을 보인 후보는 있었지만 최종 제안서 제출까지 이어진 곳은 제한적이었다. 이번 재공고 입찰의 1차 관문 역시 복수 후보가 실제로 최종인수제안서를 내느냐다. 흥국화재 검토가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매각가보다 중요한 것, 인수 후 체력

예별손보 인수전은 단순한 가격 경쟁으로 보기 어렵다. 보험사를 인수한다는 것은 계약 규모를 키우는 동시에, 해당 계약에서 발생할 미래 손익과 자본 부담까지 함께 떠안는 일이기 때문이다. 매각가가 낮더라도 인수 이후 추가 자본 투입 부담이 크다면 거래 매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새 국제회계기준인 IFRS17과 보험사의 자본 건전성을 평가하는 신지급여력제도 K-ICS 체제에서는 보험계약의 양보다 ‘질’이 중요해졌다. 보유계약이 많더라도 손해율 관리가 어렵거나 수익성이 낮다면 외형 확대보다 자본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계약서비스마진, 유지율, 해약률, 준비금 적정성 등을 함께 따져야 하는 이유다.

결국 한투와 흥국화재 모두 각자의 인수 논리는 다르지만, 실사에서 확인해야 할 숙제는 비슷하다. 인수 이후 추가 자본 투입 규모, 지급여력비율 영향,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예보의 지원 조건이 맞물려야 한다. 예보가 부담을 얼마나 덜어주느냐에 따라 후보자들의 가격 눈높이도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매각이 다시 불발될 경우 계약이전 방식이 재차 거론될 수 있다. 계약자 보호 측면에서는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이 경우에도 부담 배분 논란은 남는다. 어느 보험사가 어떤 계약을 얼마나 넘겨받을지, 손실 부담을 어떻게 나눌지를 두고 업계 논의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예별손보 매각은 후보가 늘었다고 곧바로 성사되는 구조는 아니다”라며 “결국 실사에서 확인되는 계약의 질과 예보 지원 조건, 인수 후 자본 부담을 후보자들이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보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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