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업계에 따르면, KBS 2TV ‘다큐멘터리 3일’은 전날(11일) ‘처음 만난 세계 – 이천 SK하이닉스 72시간’편을 통해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을 공개하고 클린룸 안팎에서 하루를 살아가는 구성원들의 얼굴을 조명했다.
이날 방송에서 공개된 이천캠퍼스는 매일 3만명이 오가는 대규모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 연구개발과 생산, 품질 검증, 물류, 지원 인력 등 다양한 구성원들의 일상 모습이 그려졌다. 특히 미세한 먼지와 정전기 하나가 품질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외부 공개가 제한되었던 ‘팹(Fab)’ 내부도 카메라에 담겼다.
방진복을 입고 클린룸에 들어간 제작진의 카메라에 담긴 모습은 오버헤드 호이스트 트랜스포트(Overhead Hoist Transport, OHT)가 천장 레일을 따라 움직이며 전방개구식 통합 포드(Front Opening Unified Pod, FOUP)을 옮기는 모습이었다. 이러한 공정은 미세한 오차나 이물질 하나가 수율과 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생산라인은 24시간 멈추지 않지만, 장비 상태를 확인하고 공정 이상을 잡아내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란 설명도 함께 나왔다.
또한 HBM 분석 현장도 공개됐다. 연구원들은 방송에서 HBM을 층별로 갈아내며 내부 구조를 확인하고, 대형 현미경 장비로 소자를 수천만 배에서 일억배까지 확대해 설계와 실제 구현 상태를 비교하며 불량의 원인을 찾는 모습이 나온다. 이는 나노 단위 공정을 다루는 엔지니어들에게 반도체가 단순한 제품을 넘어 정교한 구조물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장면이란 해석이 나온다.
특히 방송에서는 클린룸 밖의 모습도 조명했다. 방진복을 벗은 이들이 근처 편의점에서 근무를 마치며 서로의 근황을 묻는 모습과 함께 관심사를 묻고, 결혼과 친구들의 이야기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평범한 청년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는 반응도 나온다.
그렇지만 업계에서는 가벼운 농담 뒤에 있는 묵직한 현장이란 평가가 나온다. 편의점 앉은 이들이 몇 시간 전까지는 클린룸 안에서 각자의 공정을 지키며 AI 반도체 공급망의 한 부분을 책임지고 있던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회사의 HBM 경쟁력을 두고서도 단기간에 만들어진 성과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SK하이닉스는 지난해에만 6조7325억원을 투입하는 등 시장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관련 제품 기술력을 높이고 있다. 업계에선 회사의 R&D 투자가 초당 128GB를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 D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것으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특히 HBM은 여러 장의 D램 칩을 층층이 쌓아 올린 구조로, 각각의 칩이 잘 붙고 전기가 오가야 하며 열도 잘 빠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범프’을 한 번에 녹이는 ‘매스 리플로우(MR, Mass Reflow)’ 방식과, 칩 사이 틈을 보호재인 에폭시 재료로 굳히는 ‘몰디드 언필드(MUF, Molded UnderFill)’ 기술이 사용된다. 이는 SK하이닉스가 독자 개발한 것으로, 3세대 ‘HBM2E’에 처음 적용됐다.
또한 5세대 HBM(HBM3E) 12단 제품에는 칩이 휘지 않도록 제어하는 ‘어드밴스드 MR-MUF’라는 신기술이 적용돼 양산 중에 있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이번 방송이 그간 숫자로만 소비되던 회사의 실적과 성과를 넘어 제조 현장의 관점에서의 노력을 담아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특정 제품의 인기 등 근시안적인 성과가 아닌 오랜 시간 축적된 제조 역량과 경쟁력을 보여줬다는 견해가 나온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회사의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인 60조6000억원을 상회할 전망이라면서 “범용 D램과 낸드 가격 상승률이 각각 전분기 대비 53%, 75%를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넘어설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지난해 가을부터 이어졌던 범용 메모리 가격 급등 흐름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노무라증권은 지난달 24일 SK하이닉스의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각각 280조원, 379조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기존 추정치 대비 각각 9%, 4% 올려 잡은 것이다.
이러한 실적 전망치 상향에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폭이 기존의 예상을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같은 날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 2분기 낸드플래시와 D램 가격이 전분기 대비 각각 45%, 50% 뛸 것으로 짚었다.
이를 두고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HBM3E 수요 확대 흐름은 엔비디아 중심의 사업 구조 속에서 공급자 우위 환경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하반기 6세대 HBM(HBM4) 출하가 본격화되면서 회사의 올해 HBM 매출은 54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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