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불 피해 노동자를 두텁게 보호하고 악덕 사업주의 책임을 끝까지 묻기 위한 개정 ‘임금채권보장법’이 12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 법에 따라 국가가 사업주를 대신해 체불 노동자에게 ‘대지급금’을 먼저 지급한 경우 사업주는 해당 금액을 국가에 상환해야 한다. 이번 개정안은 변제를 피하려는 꼼수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두 가지 강력한 징수 장치를 새롭게 마련했다.
첫째, 대지급금 변제금 징수 방식이 기존 ‘민사 집행 절차’에서 ‘국세 체납처분 절차’로 전면 개편된다. 기존 민사 절차는 가압류와 법원 판결을 거쳐야 해 평균 290일 정도 소요됐고 집행의 강제력이 부족해 누적 회수율이 30%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앞으로는 체납처분 승인을 거쳐 공매 등 강제환가 절차에 바로 돌입할 수 있어 회수 기간이 평균 158일로 대폭 단축된다.
실제로 과거 한 제조업체가 도산해 국가가 약 9억9천만원을 대지급금으로 지급했을 때 7년에 걸친 민사 소송에도 3억2천만원은 끝내 회수하지 못하고 소멸 처리된 바 있다. 그러나 개정법에 따르면 지급 15일 이내에 납부 통지서를 발송하고 20일 기한 내 미납 시 즉각 공매 등 강제 징수에 돌입하게 돼 악성 체불액을 끝까지 환수할 수 있다.
둘째, 도급 사업 구조에서 발생하는 임금 체불에 대해 원·하청 간 연대책임을 명확히 규정했다. 그동안 하청업체가 임금을 체불할 경우 원청(직상 수급인)이 ‘임금 지급’에 대한 연대책임을 지더라도 국가가 대신 지급한 ‘대지급금 변제’에 대해서는 원청에 연대책임을 묻기 모호해 회수에 한계가 있었다.
예를 들어, 개인 건설업자 강 모 씨에게 고용된 노동자 8명이 임금을 받지 못해 원청인 종합건설사를 상대로 승소한 뒤 국가로부터 대지급금 1천900만원을 받은 사례가 있다. 종전에는 하청인 강 씨에게 재산이 없으면 원청에 구상권을 청구하지 못해 회수를 포기해야 했으나 이제는 원청 재산에 대해서도 납부 독촉 및 강제환가 절차를 직접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정부는 이번 조치 외에도 임금 체불 근절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고 다각적인 제재를 가하고 있다. 지난 4월22일부터는 신분상 불이익을 우려하는 노동자들을 위해 ‘재직자 익명 제보’를 바탕으로 전국 500개 사업장에 대한 근로감독에 착수해 포괄임금 오남용과 숨은 체불을 철저히 단속 중이다.
이어 4월 27일에는 3천만원 이상의 고액 임금을 상습적으로 떼먹은 악덕 사업주 187명의 명단을 공개하고 298명에 대해 대출 제한 등 강도 높은 신용제재를 단행했다. 아울러 지난 11일부터는 국토교통부, 지자체 등과 합동 지원단을 꾸려 중대재해와 다수 체불 이력이 있는 수도권 주요 건설 현장 108곳을 불시 점검하며 불법 하도급과 대금 체불 관행을 엄단하고 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이번 개정을 통해 단기적으로는 변제금 회수율을 높이고 나아가 ‘체불의 최종 책임자는 사업주’라는 경각심도 제고돼 임금 체불 근절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정부는 체불 노동자에 대한 안전망을 촘촘히 강화하는 한편, 체불 사업주의 책임도 강조하는 등 체불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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