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경기학원 23대 이사장으로 취임한 손율 이사장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멈춘 학교를 다시 숨쉬게 해야 한다’는 점을 계속 강조했다. 손 이사장은 학내 구성원, 동문, 학문 등 대학을 이루는 모든 요소 간 소통과 연결, 그리고 변화를 최대 현안으로 제시했다. 대학에 소통과 변화가 시급하다는 손 이사장으로 부터 경기대의 오늘과 내일에 대해 들어봤다.
Q. 이사회 정상화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취임 반년이 지났는데 그간의 소회는.
A. 이사회 정상화까지 학교 안팎으로 많은 걱정과 응원이 혼재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취임과 동시에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한 끝에 일단 모든 구성원과 소통하기로 했다. 학내 60여개의 부서를 돌며 현안을 듣고 근무 환경을 살폈으며 교수, 학과장 등과도 대화를 나누는 한편 학생들의 불편함도 살펴보고자 했다. 그렇게 한 바퀴를 도는 데 꼬박 한 달이 걸렸다. 이사장은 단순한 ‘관리자’를 넘어 학교의 맥박을 되살려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가 처한 현재 상황을 잘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노후 시설과 미약한 동문과의 연결고리를 아쉬워하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됐고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SW) 중심대학, 융합 등 키워드가 단순한 융합이 아닌 학교 생존의 언어가 돼야 한다는 점을 절실히 느꼈다. 임기까지 경쟁력 있는 대학, 학생들이 오고 싶고 머물고 싶은 대학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Q. 학생들과는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고 있는지.
A. 취임 이후 매일 점심시간마다 학생식당을 찾고 있다. 학생들 틈에 앉아 식사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재학생들로부터 사소한 불편함부터 건의사항, 분위기 등을 놓치지 않고 귀담아 들으려 하고 있다. 일상 속에서의 대화는 정형화된 회의실이나 탁상행정이 아닌 학생들의 실제 필요와 의견들이기 때문이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사장으로서의 활동 모습을 꾸밈없이 공유하고 있으며 이러한 소통을 기반으로 학생들이 제안한 의견이 정책에 반영되도록 해 학교와 학생 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변화가 이뤄지도록 노력하고 있다. ‘친근하게 다가가는 이사장’의 모습을 대학 구성원 모두에게 공유하는 한편 학생들이 학교 정책을 더 잘 이해하고 학교와의 유대를 한층 강화하도록 앞으로도 꾸준히 가교 역할을 해나갈 계획이다.
Q. 현재 경기대의 상황 및 개선점을 설명하자면.
A. 경기대는 여타 상위 대학 대비 여건이 다르다고 본다. 먼저 의과대학, 로스쿨이 없어 인문·자연계 최상위권 학생을 유치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SW안전보안전공 입결 1위를 기록했고 ▲세계적으로 공신력을 인정받는 국제보안자격증 OSCP(Offensive Security Certified Professional) 시험에 응시생 6명 전원이 합격했으며 ▲탁구, 펜싱, 미술 전시 등 예체능계에서 최상위권에 드는 등 이미 거두고 있는 분야별 성과조차 구성원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미 들이닥친 저출산 기조로 대학 진학률은 나날이 급감할 테고 대학 경쟁력은 그 어떤 때보다 절실히 요구될 것이 자명함에도 말이다. 이에 이미 갖고 있는 학교 경쟁력 홍보에 더해 학문과 실무를 결합한 융합 전공을 확충, 사회와 기업에 필요한 대학이 되는 것이 급선무라 생각한다.
Q. 학령인구 감소와 인문-자연계 간 불균형 문제도 커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A. 대학의 학사 운영 관련 사안은 총장 소관이지만 대학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경기대가 직면한 현상에 대한 견해를 밝힌다는 점을 먼저 짚는다. 앞서 언급했듯이 2000년대 이후 출생아 수가 급감해 2020년 이후 대학 입학생이 큰 폭으로 줄며 많은 지역 대학이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추세가 멈추지 않는다면 향후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 수가 매우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3, 2024년 출생아 수가 각각 약 23만5천명, 24만2천명 수준인데 이들이 대학에 진학할 2043년에는 진학률(65%)을 단순 대입하면 대학 입학생 수는 20만명 미만이 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전국 대학 입학 정원이 약 47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전국의 60% 이상의 대학이 문을 닫아야 한다는 산술적 계산으로 이어진다. 특히 우리나라 학생들은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대학에 진학하는 비율이 감소하는 추세다. 현재 일본은 40% 이하 수준인데 올해 출생자의 35%면 7만~8만명 정도가 된다. 이 수치는 우리나라 상위 20개 대학 평균 정원에 해당하는 수치다. 수도권 대학도 예외가 아닌 데 더해 우리가 지금에서 정체된다면 20년 뒤에는 최악의 경우 우리 대학에 입학할 사람이 없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래서 생존을 위해서는 ‘누구나 오고 싶은 대학’, ‘머물고 싶고 떠나고 싶지 않은 대학’, 학생에 대한 대우와 혜택이 좋고 양질의 교수가 있는 대학이 돼야 한다. 학생들이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서 공부하고 관련 분야에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학사제도를 구축하고 융합교육과정을 개설해야 한다. 경기대가 무전공제도를 실시했고 잘 정책돼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배운 내용을 실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시설과 여건 조성도 중요하다. 법인 이사장으로서 대학 내 다양한 편의 시설과 첨단 교육 시설을 확충해 지·덕·체를 조화롭게 갖춘 인재가 양성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마련하는 데 노력하겠다.
Q.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임기 중 꼭 추진하고자 하는 것은.
A. 동문회관 설립을 비롯한 동문과 재학생 간 연결고리 강화다. 학교의 정체성과 성장력은 교직원과 재학생뿐만 아니라 학교를 졸업해 사회 각계로 진출한 동문에게도 있으며 동문이 우리 대학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일명 ‘SKY’도 동문들이 만들었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경기대 학생들은 동문회가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우수한 선배들이 각계에 포진해 있음에도 동문회관이 없어 교류할 공간과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동문을 관리하는 전담 조직의 역할과 영향력도 타 대학에 비해 크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동문과 학생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할 동문회관을 짓고자 한다. 유수의 전통 있는 대학은 학생들에게 동문회관을 먼저 보여준다. 어떤 선배가 어디에 있고, 무엇을 교류하고 배울 수 있는지를 제시하기 위함이다. 이에 이사장 임기 내 핵심 사업 중 하나로 동문회관 건립과 더불어 동문 모임, 재학생과의 교류 행사를 적극 유치해 선배가 후배를 이끄는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하겠다. 이와 별개로 현재 우리 대학의 동문들이 학생들에게 자랑스러운 존재임을 알리는 콘텐츠를 제작, SNS 등을 통해 활발히 소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학생과 동문, 그리고 교수와 이사장 등이 모두 이어지는 화합의 장을 만들고자 한다.
Q. 2025년 8월 24명의 비정년트랙 교원, 즉 전문영역중점교원이 일반교원으로 전환됐다. 전환 과정과 이유, 일반교원과의 소통 방향은.
A. 이번 비정년트랙 전문교원의 일반교원 전환은 지난 10여년간안 논의돼 온 사항이다. 특히 2023년 2월 시안을 마련해 이사회에서 심의를 한 바 있다. 이사회는 ▲2025년 3월25일 ‘전환임용 규정안’을 재수립하기로 하고 ▲5월 제3차 이사회에서 교원인사규정 개정안을 의결했으며 ▲대학본부에서 전환임용 규정 확정 및 전환심사 과정을 거쳐 8월 제6차 이사회에서 24명의 전문영역중점교원을 일반교원으로 전환 임용하는 안을 의결했다. 전환임용은 3개 교수 노동조합과 대학본부가 참여한 태스크포스(TF)팀에서 시안을 마련하고 수차례의 의견 수렴을 거쳤으며 규정심의위원회, 교원인사위원회, 교무위원회, 대학평의원회 등의 심의 과정 등에서 신중하게 고민했다. 특히 전문교원의 경우 교육중점, 산학중점, 연구중점의 영역 및 당초 임용 시기에 따라 재임용 평가 기준이 상이한 특성을 반영해 공정하게 평가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전환임용은 비정년트랙 전문교원 중에서 일반 교원에 준하는 교육과 연구, 산학 협력 역량을 발휘한 교원에게 동일한 신분상 안전을 부여하고 이를 통해 우수한 교원을 확충하기 위함이다. 실제 전환된 교원 모두 검증된 교원이었으며 교수회에서 요청한 대상자 역시 포함됐다. 앞으로도 학교 전체의 교원 수급 지표와 상황을 고려해 유연한 전환 임용을 시행할 계획이다.
Q. 마지막으로 학내 구성원과 동문에게 한마디해 달라.
A. 경기대는 모두가 만든 대학이자 모두가 함께 만들어 가는 대학이다. 서로를 믿고, 응원하며, 우리 대학이 다시 한번 살아 숨 쉬는 대학이 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 달라고 말하고 싶다. 경기대의 미래는 학생과 교수,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진심 속에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경기대는 새로운 변곡점 위에 서 있다. 과거의 전통을 지키되 그 위에 새로운 정신을 세워야 할 때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함께 손을 맞잡고 앞으로 나아가는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학교를 걷다 보면 잔디밭 위의 학생들 웃음소리, 연구실의 불빛, 그리고 오래된 벽 사이의 따뜻한 인사들이 모두 ‘경기대의 미래’처럼 느껴진다. 진심은 길을 만들고 함께하는 마음은 변화를 현실로 만들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이사장으로서 모두의 신뢰를 바탕으로 경기대가 다시 한번 시대를 이끄는 대학으로 설 수 있도록 모든 책임을 다하겠다. 많은 성원과 격려를 부탁드린다.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