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음식을 먹고 남은 음식을 냉장고에 넣어뒀다가 다음 날 용기째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경우가 많다. 그릇을 따로 꺼내 옮겨 담기 귀찮고, 음식을 담아온 용기라 다시 데워도 괜찮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런 습관은 생각보다 위험할 수 있다. 플라스틱 용기는 종류에 따라 열에 약하고, 전자레인지에 넣었을 때 성분이 음식으로 옮겨갈 수 있다. 단 모든 플라스틱이 같은 기준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열을 견디는 소재가 있는 반면, 뜨거운 음식이나 높은 온도에 약한 소재도 있다.
이를 구분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용기 바닥에 새겨진 숫자 표시다. 작은 삼각형 안에 적힌 숫자를 보면 전자레인지 사용에 맞는 용기인지, 피해야 할 용기인지 어느 정도 구분할 수 있다.
용기 밑바닥 숫자, 7가지 중 전자레인지에 써도 되는 번호는 따로 있다
배달용기나 식품 포장 용기의 밑면을 보면 삼각형 모양 안에 숫자가 적혀 있는 마크를 찾을 수 있다. 이것이 '플라스틱 재질 분류 마크'로, 용기가 어떤 소재로 만들어졌는지, 내열성이 어느 수준인지를 숫자로 구분한 것이다. 총 7개로 나뉘는데, 각각 1번(PETE), 2번(HDPE), 3번(PVC), 4번(LDPE), 5번(PP), 6번(PS), 7번(OTHER)으로 표시된다.
이 중에서 전자레인지에 사용해도 상대적으로 안전한 소재는 2번과 5번이다. 2번은고밀도 폴리에틸렌(HDPE)이라는 소재로, 우유팩이나 세제 용기 등에 많이 쓰이는 비교적 단단하고 열에 강한 플라스틱이다. 5번은 폴리프로필렌(PP)으로, 배달용기 중에서도 비교적 두껍고 단단한 재질의 것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가열해도 다른 소재에 비해 유해물질이 덜 나오는 편이어서 전자레인지 사용 시 상대적으로 선택하기 적합한 소재로 알려져 있다.
반면 6번(PS, 폴리스티렌)과 7번(OTHER)은 전자레인지에 가열하면 환경 호르몬을 비롯한 유해물질이 나올 위험이 있다. 6번 소재는 컵라면 용기, 달걀 포장재, 일회용 컵 등에 많이 쓰이는 소재다. 열에 약하고, 고온에서 스티렌 같은 화학물질이 빠져나올 수 있어 전자레인지 사용에 적합하지 않다. 7번은 다양한 플라스틱을 혼합하거나 기타 소재를 포함하는 경우로, 성분이 일정하지 않아 가열 시 어떤 물질이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다. 3번(PVC)도 열을 가하면 염소 계열의 유해물질이 나올 수 있다.
1번(PETE)은 생수병이나 음료 페트병에 주로 사용되는 소재로, 일회용으로는 괜찮지만 가열하거나 반복 사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4번(LDPE)은 비닐봉지나 얇은 포장재에 쓰이는 부드러운 재질로, 이것 역시 가열 용도로는 적합하지 않다.
2번·5번 용기도 반복해서 가열하면 결국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2번이나 5번 소재로 만든 용기라도 방심할 수는 없다. 처음 한두 번은 큰 문제가 없더라도, 같은 용기를 반복해서 가열하거나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고온에서 오래 데우다 보면 소재 자체가 서서히 변한다. 플라스틱 표면이 열과 기름에 노출될수록 미세하게 손상되고, 이 과정에서 미세 플라스틱 조각이나 유해물질이 음식 속으로 스며들 수 있다.
특히 기름진 음식일수록 주의가 필요하다. 기름 성분은 플라스틱 용기의 특정 화학물질을 더 잘 녹여내는 성질이 있어서, 지방이 많은 음식을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가열하면 일반 음식보다 유해물질이 빠져나오는 속도가 빠르다. 치킨이나 갈비, 볶음류처럼 기름기가 많은 배달음식이라면 더욱 플라스틱 용기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음식을 유리나 스테인리스 재질의 그릇으로 옮겨 담은 다음 전자레인지를 사용하는 것이다.
비닐 랩도 전자레인지 안에서는 음식과 닿지 않게 해야 한다
용기 외에도 배달 음식이나 남은 반찬을 냉장고에 넣을 때 비닐 랩으로 덮어두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랩을 씌운 그대로 전자레인지에 넣는 습관이다. 전이나 갈비처럼 기름기가 많은 음식은 데우는 동안 표면 온도가 빠르게 올라간다. 이때 비닐 랩이 음식에 닿아 있으면 열을 받은 랩이 녹거나 들러붙을 수 있다.
특히 업소에서 쓰는 산업용 랩은 전자레인지 사용을 전제로 만든 제품이 아닐 수 있다. 음식 포장에는 편하지만, 그대로 가열하기에는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가정용 랩도 제품마다 견딜 수 있는 온도가 다르다. 전자레인지 사용이 가능하다고 적힌 제품이라도 음식 표면에 직접 닿게 덮는 것은 피하는 편이 좋다. 랩이 녹거나 음식에 달라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안전한 방법은 랩을 벗기고 전자레인지용 뚜껑이나 접시를 덮어 데우는 것이다. 꼭 랩을 써야 한다면 음식에 닿지 않게 느슨하게 덮고, 데우는 시간도 짧게 나눠 조절하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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