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억까'와 '실용' 사이, 부동산 퇴로 개방은 독(毒)인가 약(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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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억까'와 '실용' 사이, 부동산 퇴로 개방은 독(毒)인가 약(藥)인가

뉴스로드 2026-05-12 08:49:3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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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아파트촌 [사진=뉴스로드]
서울 강남의 아파트촌 [사진=뉴스로드]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자신의 SNS(X)를 통해 던진 화두가 뜨겁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비거주 1주택자의 매물을 살 때, 무주택 매수자의 '즉각 실거주 의무'를 2년간 유예해 주겠다는 방침을 두고 '사실상 갭투자 허용'이라는 비판이 일자, 대통령이 직접 이를 "소위 억까(억지 비난)에 가깝다"며 정면 돌파에 나선 것이다.

부동산 정책이라는 예민한 운동장에서 정부가 '갭투자'라는 금기어에 가까운 방식을 일부 차용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면에는 실용주의적 고뇌와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공존한다.

이번 대책의 시작점은 역설적이게도 매물(공급) 부족이다. 정부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통해 매물을 끌어내려 했으나, 다주택자들은 '버티기'와 '증여'라는 우회로를 택했다. 시장에 매물이 마르자 정부는 시선을 비거주 1주택자에게 돌렸다.

기존 제도하에서는 세입자가 있는 집을 팔려면 매수인이 당장 4개월 안에 입주해야 했다. 하지만 전세 계약이 남은 집을 누가 4개월 안에 살 수 있겠는가. 결국 이들은 팔고 싶어도 못 파는 '매물 잠김'의 주인공이 됐다. 정부는 다주택자에게 이미 부여했던 '실거주 유예' 혜택을 1주택자에게도 확대해 형평성을 맞추고 공급 물꼬를 트겠다는 계산이다.

대통령은 이 정책이 투기로 변질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두 가지 강력한 안전장치를 강조했다. 우선 매수자 자격을 무주택자로 제한했다. 또 하나는 2년 내에 반드시 보증금을 내주고 실입주해야 한다는 조건이다. 

즉, 시세 차익을 노리고 전세를 끼어 집을 수십 채씩 사들이는 '꾼'들의 방식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주장이다. 무주택자가 자기 집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차'를 국가가 인정해 주겠다는 '주거 사다리' 보호의 성격이 강하다는 논리다.

하지만 정부가 그간 공언해 온 "갭투자 엄단" 기조와 충돌하는 모양새가 비판을 불렀다. 상황에 따라 규제의 예외를 두기 시작하면, 시장은 "결국 버티면 풀린다"는 신호를 학습하게 된다.

이날 이 대통령이 SNS에 게시한 '국민일보' 기사에서 지적했듯, 비거주 1주택자가 보유한 집은 대개 본인 거주지보다 '상급지'일 확률이 높다. 2년 유예를 해준다고 해서 이들이 과연 '똘똘한 한 채'를 쉽게 내놓을지도 미지수다.

게다가 이번 정부의 부동산 공급(?) 정책의 핵심이 '매입임대'라는 점은 그 같은 모순을 더욱 짙게 한다. 정부가 수십조원 규모로 수도권에서만 수만채의 비아파트 주택을 사들이면서도 '공급'이라고 강변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전 윤석열 정부에서는 '무제한으로' 싹쓸이했던 것과 규모면에서는 그다지 달라진 점이 없다. 

대통령의 말대로 이번 조치가 '억까'를 당하는 억울한 선의일지, 아니면 부동산 시장의 원칙을 흔드는 무리수가 될지는 오직 '공급 효과'가 증명할 것이다.

만약 이 조치로 무주택자들이 실거주 집을 마련하고 시장에 매물이 원활히 공급된다면, 이는 '유연한 정책의 승리'로 기록될 것이다. 그러나 매물은 나오지 않고 '무주택자의 갭투자'라는 새로운 투기 경로만 열어준 꼴이 된다면, 정부는 "부동산 공화국 탈출"이라는 명분과 정책적 신뢰라는 실리를 모두 잃게 될지도 모른다.

"부동산 투기 재발하면 몇이나 득을 보겠습니까?" 대통령의 이 질문이 공허한 메아리가 되지 않으려면, 유예 기간 이후의 실제 입주 여부를 감시할 치밀한 사후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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