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중대재해 ‘솜방망이 처벌’ 손본다…재범 땐 형량 최대 1.5배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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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중대재해 ‘솜방망이 처벌’ 손본다…재범 땐 형량 최대 1.5배 가중

뉴스로드 2026-05-12 07: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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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하는 이동원 양형위원회 위원장/연합뉴스
발언하는 이동원 양형위원회 위원장/연합뉴스

[뉴스로드] 대법원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사건에 대해 별도의 양형기준을 신설하기로 하면서 그동안 제기돼 온 ‘솜방망이 처벌’ 논란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응급실 의료진과 소방대원 등에 대한 폭행·업무방해 등 응급의료·구조·구급 관련 범죄에 대해서도 처음으로 독립된 양형기준이 마련된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위원장 이동원 대법관)는 1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제145차 전체회의를 열고 과실치사상·산업안전보건범죄군에 ‘중대재해 범죄’ 유형을 추가하는 내용의 양형기준 수정안을 심의했다고 밝혔다. 중대재해처벌법은 2021년 1월 제정돼 2022년 1월부터 시행됐으나, 별도의 양형기준이 없어 재판부 재량에 따라 형량 편차가 크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양형기준은 범죄 유형별로 대법원이 정하는 권고 형량 범위로, 판사가 선고 시 참고하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권고 효력이 있어 실무상 영향력이 크다. 양형위는 이번 회의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을 기존 과실치사상·산업안전보건범죄군 안에 편입하되, 그 특성을 반영한 세부 유형을 두는 방향으로 틀을 잡았다.

구체적으로는 범죄군 내에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범죄’를 신설하고, 그 하위에 ‘중대산업재해치상’과 ‘중대산업재해치사’ 두 개의 소유형을 두기로 했다. 중대산업재해 범죄로 확정 판결을 받은 뒤 5년 이내에 다시 같은 범죄를 저지를 경우에는 형량 범위의 상·하한을 모두 1.5배 가중하도록 하는 방침도 정했다. 반복되는 중대 재해에 대해 보다 엄격히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다.

다만 이날 회의에서는 설정 범위와 유형 분류 등 큰 틀만 논의됐고, 실제 권고 형량 구간과 가중·감경 요소(양형 인자)는 향후 추가 회의에서 구체적으로 정하기로 했다. 양형위는 “중대재해처벌법은 제정·시행 이후 국민적 관심이 높고, 범죄의 중요성과 발생 빈도, 실무상 필요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고 사례가 일정 부분 축적된 범죄들을 설정 범위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중대재해 양형기준은 징역형에 한해 마련되며, 벌금형은 제외된다. 양형위는 “벌금형 양형기준은 예외적으로만 설정한다는 원칙에 따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에 대해서는 징역형 기준만 두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대재해처벌법의 양벌규정에 따라 행위자와 함께 처벌되는 법인에 대한 양형기준을 별도로 둘지 여부도 논의됐으나, 유사 선례가 없다는 점을 고려해 이번 수정안에서는 제외됐다. 양형위는 앞으로 관련 선고 사례가 축적되는 상황을 지켜보며 추가 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또 중대재해처벌법이 규율하는 또 다른 축인 ‘중대시민재해’(일반 시민이 제품·시설·교통수단 등으로 인해 입는 대형 재해)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처벌 사례가 없어 양형기준 설정 대상에서 뺐다. 양형위는 “기존 양형기준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범죄의 특성을 살린 유형 분류안을 마련했다”며 “향후 중대시민재해치사상 사건의 양형 사례가 축적될 경우 별도 대유형을 신설해 설정 범위를 확장하기 용이하도록 구조를 짰다”고 설명했다.

이날 양형위는 응급실과 현장 구조 활동을 둘러싼 폭력·업무방해 범죄를 묶어 ‘응급의료·구조·구급방해범죄’라는 새로운 범죄군을 만들기로 했다. 응급의료법상 응급의료종사자 폭행, 진료·상담·구조·이송 행위 방해, 소방기본법상 위력을 사용해 소방대의 화재진압·인명구조·구급활동을 방해하는 행위, 소방차 출동 방해, 119구조·구급에 대한 방해 등이 모두 대상이다.

양형위는 “응급실은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긴급·적시 치료가 이뤄져야 하는 공간으로, 응급의료종사자의 의료행위에 대한 보호 필요성이 높다”며 “소방대원 등에 대한 폭력과 방해 범행이 점차 증가하고 있고 사회적 관심도 또한 높아 별도 양형기준 신설이 필요하다”고 배경을 밝혔다. 새 범죄군에 대한 구체적인 권고 형량과 가중·감경 요소 역시 후속 회의에서 정해질 예정이다.

양형위는 다음 달 22일 제146차 전체회의를 열고 교통범죄 양형기준 수정안과 대부업법·채권추심법 위반 범죄 양형기준 수정안을 심의할 계획이다. 이번 중대재해·응급의료 관련 양형기준은 추가 논의를 거쳐 최종안이 확정된 뒤 공표되며, 이후 선고되는 사건부터 순차적으로 적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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