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최소라 기자]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며 ‘8000 시대’를 향한 거침없는 진격을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이 대규모 차익실현 물량을 쏟아냈으나, 이를 모두 받아낸 개인 투자자의 강력한 매수세가 지수를 방어했다. 풍부한 시중 유동성과 반도체 실적 호조가 상승 동력을 뒷받침하는 가운데, 시장 내 과열 양상과 변동성 확대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24.24포인트(p,5.22%) 급등한 7822.24로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 7900선 턱밑까지 차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다시 갈아치웠다. 이로써 코스피 시가총액은 7000조원을 돌파했다. 시총 6000조원 고지를 넘어선 지 불과 8거래일 만이다.
◇‘포모’가 불러온 빚투와 야간거래…유동성 ‘폭발’
최근 증시를 지탱하는 핵심 축은 개인 자금이다. 외국인이 지난 7일부터 이틀간 코스피 시장에서 약 12조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수익 확정에 나섰으나, 개인은 같은 기간 11조원 넘게 순매수하며 물량을 흡수했다. 전날에도 외국인이 3조원 이상 던진 매물을 개인이 2조원 넘게 사들이며 지수를 지켰다.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136조원을 상회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신용거래융자 역시 35조 원에 달하며, 마이너스통장 잔액도 급증세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40조원을 넘기며 3년 4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상승장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포모(FOMO)’ 심리가 확산하며 대출을 동원한 투자가 늘어난 결과다.
야간거래 열기도 뜨겁다. 개인은 지난 8일 코스피200 선물 야간거래에서 4542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달 들어 해당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4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12월 4조9000억원 수준이던 규모가 올해 3월 13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 증시 변동과 지정학적 이슈에 기민하게 대응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야간거래 참여가 활발해졌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쌍두마차 사상 최고가…추가 상승 여력 열려
이번 강세장의 주역은 단연 반도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장중 각각 28만8500원, 193만3000원을 기록하며 나란히 신고가를 경신했다.
신한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개인 투자자에게 가장 큰 수익을 안겨준 종목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매도 고객의 평균 실현 수익은 714만원, SK하이닉스는 594만원에 달했다. AI 투자 확대와 메모리 업황 회복세가 뚜렷한 만큼 반도체 중심의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의 시가총액 증가세가 꺾이지 않는다면 코스피는 추가로 상승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대형주 쏠림은 숙제…“소외된 저평가주 주목해야”
다만 상승 종목이 일부 대형 반도체주에 치우친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전날 상승 종목이 147개에 그친 반면 하락 종목은 738개로 집계됐다. 반도체를 제외한 대다수 업종은 상대적으로 소외된 흐름을 보였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를 걷어내고 본 코스피는 실상 4100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황지우 SK증권 연구원 또한 “자금이 특정 업종에만 집중되면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상승 과정에서 나타날 단기 조정 가능성을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와 AI 인프라 등 주도주를 유지하면서도 순환매 장세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도주 비중은 가져가되, 실적 대비 저평가된 업종이나 그간 소외됐던 종목에 접근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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