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아프리카와의 경제 협력을 대폭 강화하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230억 유로, 우리 돈으로 약 4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이 아프리카 대륙에 투입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케냐 나이로비에서 개최된 '아프리카 전진' 정상회의 현장에서 이 같은 계획이 발표됐다.
프랑스 공공·민간 기관이 140억 유로를, 아프리카 투자자들이 90억 유로를 각각 출자하는 구조다. 에너지 전환과 디지털·인공지능, 해양 경제, 농업 분야가 주요 투자 대상으로 지목됐다. 양측에서 총 25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단순한 자본 유입을 넘어 쌍방향 투자 관계를 강조했다. 아프리카의 유능한 기업인들이 프랑스에도 투자하길 바란다며, 이것이 과거의 앙금을 완전히 털어낸 새로운 관계의 토대라고 역설했다. 젊은 인구와 풍부한 에너지 자원을 보유한 대륙임에도 민간 자본 유입이 저조한 현실을 지적하며, 국제 금융 시스템 개혁과 투자 보증 체계 마련의 시급성도 언급했다.
문화유산 반환 문제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지난주 프랑스 의회에서 식민 시대 약탈 예술품의 반환을 허용하는 법안이 가결된 것을 두고, 이러한 흐름은 이제 되돌릴 수 없게 됐다고 강조했다.
다만 아프리카 전문 매체 '아프리카 리포트'와의 사전 인터뷰에서는 다소 날카로운 발언도 내놨다. 독립 후 70년간 발생한 모든 문제를 식민주의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며 아프리카 지도자들의 거버넌스 개선을 주문한 것이다. 유럽의 과거 식민 열강들이 21세기에도 약탈자라는 시각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중국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핵심 광물과 희토류 원광을 가져가 자국에서 가공함으로써 다른 나라들의 종속 구조를 만든다며 약탈적 행태라고 지적했다. 반면 유럽은 국제 질서와 다자주의, 법치, 자유무역을 수호하는 주체로서 미국이나 중국보다 신뢰할 만한 파트너라고 자평했다.
2020년 이후 군사 쿠데타가 연이어 발생한 말리, 부르키나파소, 니제르 등 사헬 지역에서의 프랑스군 철수에 대해서는 담담하게 설명했다. 쿠데타 세력이 주둔을 원치 않아 떠난 것이며, 굴욕이 아닌 상황에 대한 논리적 대응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이들 국가가 언젠가 민주적 지도자를 맞이하고 정상적 통치를 회복하리라는 기대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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