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서 자리에 앉자마자 냅킨을 한 장 뽑아 수저 밑에 까는 사람이 많다. 테이블이 눈으로 보기엔 깨끗해 보여도, 같은 행주로 여러 테이블을 돌아가며 닦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면 수저를 그냥 내려놓기가 꺼려진다.
냅킨 한 장이라도 사이에 두면 그나마 낫다는 생각에 손이 먼저 움직이는 것이다. 그런데 위생을 챙기려고 깐 그 냅킨이 오히려 다른 문제를 만들고 있을 수 있다.
하얀 냅킨이 하얀 이유는 따로 있다
종이는 원래 새하얀색이 아니다. 펄프 상태의 종이는 베이지색에 가까운 누런빛을 띤다. 소비자 눈에 더 깨끗하고 위생적으로 보이게 만들기 위해 표백 과정을 거치는 이유다.
여기에 일부 제품은 형광증백제를 더한다. 형광증백제는 빛을 흡수한 뒤 파란빛 계열로 다시 내보내 종이 표면을 더 밝고 하얗게 보이게 만든다. 냅킨을 자외선 램프 아래에 뒀을 때 표면이 푸르게 빛나는 제품이 있는 것도 이런 반응 때문이다.
문제는 냅킨이 항상 식품용으로 안전하게 관리된 제품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뜨거운 수저나 물기 묻은 젓가락을 올려두면 종이 표면에 남은 성분이 수저에 묻을 수 있다. 냅킨으로 입가를 닦거나 손을 닦은 뒤 음식을 집어 먹는 과정에서도 성분이 입 주변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
특히 피부가 예민한 사람은 입가가 따갑거나 붉어질 수 있다. 어린아이는 냅킨을 만진 손으로 음식을 집어 먹는 일이 많아 더 조심하는 편이 낫다.
재생지 냅킨은 안전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형광증백제 논란이 커지면서 재생지 제품을 찾는 사람도 늘었다. 폐지를 다시 쓰는 제품이라 새 종이보다 안전할 것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실제로 재생지는 제조 과정에서 형광증백제를 새로 넣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재생지라고 해서 무조건 안심할 수는 없다. 원료가 되는 폐지에 형광증백제가 이미 남아 있을 수 있다. 신문지, 인쇄물, 포장재처럼 여러 종이가 한꺼번에 섞여 들어가면 어떤 성분이 함께 들어왔는지 끝까지 확인하기 힘들다.
표시도 헷갈린다. 제조사가 형광증백제를 직접 넣지 않았다면 포장에 따로 적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재생지 냅킨 포장에는 관련 문구가 없을 수 있다. ‘재생지’라는 말만 보고 형광증백제 걱정이 없는 제품으로 보면 안 된다.
냅킨 대신 선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들
식당에서 냅킨 사용을 줄이려면 수저받침이나 개인 접시를 쓰면 된다. 수저받침이 있는 식당에서는 냅킨을 따로 깔지 말고 그 위에 수저를 올리면 된다.
수저받침이 없다면 앞접시 가장자리에 수저를 두는 방법도 있다. 테이블에 바로 닿지 않고, 냅킨 위에 오래 올려둘 일도 줄어든다. 식사 중 입가를 닦을 때는 냅킨을 여러 번 접어 깨끗한 면을 쓰는 편이 낫다. 테이블이 신경 쓰인다면 물수건으로 한 번 가볍게 닦고 쓰는 방법도 있다.
집에서 냅킨이나 종이 타월을 살 때는 ‘무형광’ 또는 ‘무표백’ 표시를 확인하면 된다. 이런 표시는 제조사가 형광증백제나 염소계 표백 공정을 쓰지 않았다고 밝힌 내용이다. 천연 펄프를 원료로 쓰고 산소 표백만 거친 제품도 있다. 포장에 ECF, TCF 같은 표시가 적힌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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