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팔레스타인 주민 대상 폭력 행위에 연루된 요르단강 서안 유대인 정착민들에 대한 제재를 최종 확정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브뤼셀 외무이사회에서 27개 회원국은 극단적 폭력을 주도한 정착민 개인과 관련 단체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는 데 만장일치로 동의했다.
지난해 9월 EU 집행위원회가 제안한 해당 제재안은 친이스라엘 노선을 견지해온 오르반 빅토르 전 총리 시절 헝가리의 단독 반대로 수개월간 표류해왔다. 그러나 최근 머저르 페테르 신임 총리가 이끄는 새 정부가 EU 협조 방침을 천명하면서 교착 국면이 극적으로 타개됐다.
회원국 간 광범위한 지지 확보를 위해 원안에 포함됐던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과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 등 극우 성향 각료 2명은 최종 제재 명단에서 배제됐다.
이에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초강경 우파 정부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기드온 사르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실질적 근거 없이 오직 정치적 견해만으로 자국민과 단체에 제재를 가하는 것은 자의적이고 정치적인 결정"이라며 EU를 정면 비판했다. 아울러 그는 "조국 중심부에 유대인이 거주할 권리를 이스라엘은 과거에도 지켜왔고, 현재와 미래에도 변함없이 수호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스라엘 측이 이번 조치를 자국민에 대한 '정치적 공격'으로 규정하면서 양측 관계가 상당 기간 경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서안 지역 정착민들의 대(對)팔레스타인 폭력이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는 국제사회의 판단이 자리한다. 정착촌 건설 자체가 국제법 위반이라는 것이 국제사회 다수의 시각이지만, 현 이스라엘 정부는 이를 정당한 권리로 인식하며 확대 정책을 펼치고 있다.
2023년 10월 가자전쟁 개전 이후 정착민 관련 치명적 폭력 사건은 사실상 매일 발생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당국과 유엔은 지난 2월 28일 이란 전쟁 발발 이후 공격의 강도와 빈도가 급증해 사상자가 잇따르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한편 EU는 가자지구 인도주의 위기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이스라엘과의 무역 규모 축소도 검토 중이나, 회원국 간 이견으로 합의에는 이르지 못한 상태다. 다수 회원국은 서안 정착촌 생산 제품의 수입 금지 방안도 별도로 논의하고 있다. 아울러 이날 외무이사회에서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핵심 인물들에 대한 제재안도 함께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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