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EBS 콘텐츠가 세계 무대에서 다시 한 번 존재감을 드러냈다.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들이 국제 시상식에서 잇따라 수상하며 공영 콘텐츠의 저력을 입증했다.
EBS는 2026년 열린 휴스턴 국제영화제에서 총 5편의 프로그램이 수상 명단에 올랐다고 밝혔다. 다큐멘터리부터 교양, 음악, 어린이 프로그램까지 고른 성과를 거두며 장르의 폭과 완성도를 동시에 인정받았다.
가장 큰 영예는 EBS 다큐프라임 '싸느냐, 참느냐 화장실 전쟁'이 차지했다. 이 작품은 ‘Best Short Documentary’ 부문 최고상인 대상(Grand Remi Award)을 수상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일상에서 쉽게 지나치기 쉬운 ‘화장실’이라는 공간을 통해 노동 환경과 사회 구조의 문제를 짚어낸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동 노동자, 철도 기관사, 서비스직 종사자 등 다양한 직군의 사례를 통해 ‘참아야만 하는’ 현실을 구체적으로 담아냈다. 여기에 열악한 환경을 직접 재현한 실험까지 더해지며 시청자에게 현장의 불편과 긴박함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 문제로 시선을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금상(Gold Remi Award)은 세 작품에 돌아갔다. '서장훈의 이웃집 백만장자'는 성공한 이들의 삶을 따라가며 돈의 가치와 삶의 방향을 되짚는 과정을 담아냈다. 방송인 서장훈이 진행을 맡아 현실감 있는 이야기를 이끌었다.
'여유와 설빈 – [희극]'은 음악과 삶을 자연스럽게 연결해낸 점이 돋보였다. 포크 듀오 ‘여유와 설빈’의 앨범 작업 과정과 공연을 중심으로, 음악이 일상에 스며드는 순간들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제주를 배경으로 펼쳐진 라이브 무대와 진솔한 이야기가 어우러지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또 다른 수상작 '나눔 0700'은 오랜 시간 이어온 진정성을 인정받았다. 2010년 첫 방송 이후 16년째 이어져 온 이 프로그램은 도움이 필요한 이웃의 사연을 전하며 나눔의 가치를 확산시켜 왔다. 도움을 받았던 이들이 다시 나누는 주체로 변화하는 모습까지 담아내며 따뜻한 메시지를 전했다.
어린이 프로그램 '지구영웅 번개맨'은 은상(Silver Remi Award)을 수상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이야기 속에서 용기와 배려, 책임감을 자연스럽게 전달해온 점이 주목받았다. 히어로 서사를 넘어 현실적인 고민을 녹여내며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이번 수상들은 교육성과 공공성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가 세계 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지닌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다큐멘터리와 교양 프로그램이 중심이 된 이번 결과는 EBS가 지켜온 방향성과 제작 역량을 동시에 보여준다.
1961년 시작된 휴스턴 국제영화제는 북미를 대표하는 영상 페스티벌 중 하나로 꼽힌다. 스티븐 스필버그, 조지 루카스 등 세계적인 창작자들이 거쳐 간 무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러한 무대에서 거둔 이번 수상은 한국 공영 콘텐츠의 경쟁력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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