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전세 물량도 심각하게 부족한 가운데, 한동안 외면받던 빌라(다세대·연립주택) 시장이 다시 각광받는 모양새다. 특히 전세사기 사태 이후 급격히 얼어붙었던 빌라 매매와 전세 거래가 최근 회복 흐름을 보이며 거래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1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서울 연립·다세대 주택 매매 건수는 총 1만373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9941건보다 약 38.2% 증가한 수치로 서울 빌라 거래량이 같은 기간 기준으로 1만건을 넘어선 것은 2022년 이후 처음이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서울 연립·다세대 주택 매매수급지수'는 지난해 5월 처음으로 기준선인 100을 넘은 이후 상승세를 이어갔고, 올해 3월에는 104.5까지 올라섰다. 이는 공급보다 매수 수요가 더 많다는 의미다.
KB부동산 데이터허브에 따르면 이달 서울 연립주택 전세가격지수는 100.31을 기록했다. 이는 전세사기 논란이 본격화되기 직전인 2022년 12월의 100.46 수준에 근접한 수치다. 시장에서는 빌라 전세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이 점차 완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빌라 수요 회복 배경으로 여러 요인이 동시에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우선 정부의 강도 높은 대출 규제로 아파트 진입 장벽이 높아졌고, 서울 주요 지역 중소형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실수요자들의 부담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서울 전세 매물 감소 현상까지 겹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빌라 시장으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정부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접근 장벽이 낮은 비아파트 시장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라며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상승 부담 때문에 실수요자들이 보다 저렴한 주거 형태를 찾고 있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빌라 거래 살아나자 ‘반값 경매’ 투자자까지
실제로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2.81%, 전세가격 상승률은 2.61%를 기록했다.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매매와 전세 모두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시장에서는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가격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빌라 수요 역시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 감소가 본격화되고 있는 데다, 전세사기 사태 이후 빌라 공급 자체가 크게 줄어든 점도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튜브 ‘설마TV’를 운영하는 20년 경력의 경매 전문가 안정일 대표는 “최근 경매 시장에는 저가 빌라 매물도 대거 나오고 있다”라며 “강서구 등 일부 지역에서는 감정가 대비 40~60% 수준의 낙찰 사례도 나오고 있는데 경쟁 입찰자가 많지 않아 낙찰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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