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년 전 이 땅의 민초들은 ‘사람을 하늘처럼 섬기라’는 사인여천(事人如天)의 가치 아래 새로운 세상을 꿈꿨다. 그 울림은 오늘날 초고령사회라는 거대한 파도를 마주한 우리에게 다시금 준엄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진정으로 서로를 하늘처럼 모시는 돌봄의 시대를 살고 있는가.
복지는 단순한 시혜가 아니다. 돌봄이 필요한 이들이 자신이 살던 집과 마을에서 존엄을 지키며 생의 마지막까지 평온을 누리는 것, 그것이 바로 현대적 의미의 사인여천 실현이다. 필자는 이를 위해 ‘인공지능(AI) 기술은 날개가 되고 사랑은 뿌리가 되는’ 하이브리드 통합돌봄 모델을 제안해 왔다.
기술은 차갑다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 에이전틱 AI와 바이브 코딩 등 고도화된 기술은 돌봄의 사각지대를 24시간 깨어 있는 눈으로 살피는 ‘디지털 효도’의 날개가 된다. 혼자 사는 어르신의 미세한 움직임을 감지하고 인지 건강을 체크하며 외로움의 대화 상대가 돼주는 기술은 돌봄 노동의 한계를 넘어 모두를 하늘처럼 모시는 촘촘한 그물망을 완성한다.
그러나 날개만으로는 비상할 수 없다. 기술이라는 날개를 지탱하는 것은 결국 인간을 향한 깊은 연민과 사랑이라는 뿌리다. 지역사회가 서로를 돌보는 공동체적 가치가 뒷받침될 때 AI 기술은 비로소 온기를 가진 생명력을 얻는다. 기술이 효율을 담보하고 사랑이 가치를 지탱하는 이 하이브리드 시공간에서 비로소 진정한 통합돌봄이 완성되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가 주목하는 ‘K-복지’의 표준을 세워야 한다. 가장 한국적인 인본주의 정신인 동학의 사인여천을 최첨단 AI 기술과 결합한 우리의 통합돌봄 모델은 전 세계가 겪고 있는 고령화와 고립의 문제를 해결할 창조적 대안이 될 것이다.
돌봄은 더 이상 개인의 희생이 아닌 사회적 영성의 실천이어야 한다. 모든 국민이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창가에서 따스한 봄 햇살을 받으며 존엄하게 숨을 거둘 수 있는 나라, 기술과 사랑이 완벽하게 결합한 경기도의 통합돌봄정책이 바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K-복지의 미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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