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보건당국, 의료용 대마 임상시험 후 법제화 아직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인 10명 중 9명은 의료용 대마 합법화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현지시간) 일간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한 환자 단체가 지난달 13∼14일 프랑스인 1천4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2%가 의료 목적으로 대마를 허용하는 데 찬성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90%는 또 "의료용 대마와 기호용 대마의 용도가 다르다는 걸 알고 있다"고 답했고, 89%는 의료용 대마가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유용하거나 필요하고 의미 있는 대안이 된다"고 여겼다.
프랑스의 의약품안전청(ANSM)은 2021년 3월부터 전국 2천48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의료용 대마를 임상 시험했다.
그 결과 치료 시작 후 3개월 만에 환자의 절반 이상이 통증, 경련, 불안이 감소하는 등 증상 개선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때부터 희귀 신경 질환을 앓아 온 20대 여성 마리 역시 이 임상 시험에 참여해 엄청난 삶의 질 변화를 겪었다.
마리는 그전까지만 해도 온몸에 전기가 흐르는 듯한 통증을 하루에도 수백번씩 느꼈으나 2023년 말 의료용 대마를 처방받은 후 "삶이 바뀌었다. 이제 이 약 없이는 살 수 없을 것 같다"고 르파리지앵에 말했다.
마리는 "가능한 모든 약은 물론 대체 의학까지 시도해봤지만, 항상 효과가 없었다"며 "부작용은 거의 없다. 아주 가벼운 졸음만 있을 뿐이라 아침엔 소량을 저녁엔 조금 더 많은 양을 복용한다"고 말했다. 세간에서 우려하는 중독 증상도 전혀 없다고 한다.
당국의 임상 시험은 2024년 3월 공식적으로 끝났다. 임상 시험에 참여했던 환자들은 의료용 대마 치료를 계속 받을 수 있지만 새 환자들은 처방받지 못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임상 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의료용 대마 합법화 방안을 고려 중이지만 그간 프랑스 총리를 비롯한 내각의 잦은 교체 탓에 논의가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다행히 올해 2월 스테파니 리스트 보건 장관은 의료용 대마 치료제를 평가해 승인 및 보험 적용이 가능하게 하는 내용의 시행령 초안을 환자 단체들에 제시했다.
신약 등의 치료법을 평가하는 보건고등위원회(HAS)는 이미 준비를 마친 상태로, 평가를 시작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지는 즉시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환자 단체들은 이 작업이 올여름 이전에 시작돼 내년 대선 전에 의료용 대마 합법화가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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