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장관 지명자 의회서 밝혀…친러 오르반 전 정부와 결별
"미국은 중요한 파트너…EU 거부권 정치쇼는 그만"
(로마=연합뉴스) 민경락 특파원 = 오르반 아니타 차기 헝가리 외무장관은 11일(현지시간) "러시아는 계속 파트너로 남겠지만 일방적으로 의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오르반 장관 지명자는 이날 의회에서 "러시아와 투명하고 대등한 관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금의 지정학적 상황에서 러시아의 정책이 헝가리와 유럽의 안보에 도전이 되는 점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친러 성향의 오르반 빅토르 전 총리와 달리 국익을 중심에 둔 외교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취지다. 오르반 전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앞에서 러시아를 '사자'로, 헝가리를 '사자를 돕는 생쥐'로 묘사해 굴욕 외교 논란을 빚었다.
오르반 장관 지명자는 전 정부가 밀착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대해서는 "안보와 경제 양측에서 계속 중요한 파트너로 남을 것"이라며 적극적인 소통 의지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달 헝가리 총선을 앞두고 오르반 전 총리를 지원하기 위해 JD 밴스 부통령을 헝가리에 보냈지만, 오르반 전 총리는 참패했다.
오르반 장관 지명자는 "우리는 유럽연합(EU) 거부권을 최후의 수단이 아니라 정치적 쇼를 위해 사용했다"며 "더 이상 정책 거부권으로 EU를 협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러 제재, 우크라이나 지원 등 EU 주요 정책의 발목을 잡아 온 전 정부 기조와 완전히 결별하겠다는 뜻이다.
오르반 장관 지명자는 "헝가리는 유럽의 의사 결정 과정에서 너무 자주 문제가 돼왔다"며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우선 과제로 EU에 동결된 헝가리 지원 자금 정상화를 꼽았다.
머저르 페테르 신임 총리는 EU가 사법 독립성 부재 등을 이유로 동결한 자금을 지원받기 위해 EU 측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사법부 독립성을 강화하고 공공지출 감독도 강화할 방침이다.
rock@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