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경기 평택을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김용남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결국 자신의 과거 세월호 참사 관련 발언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경쟁자인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와 세월호 유가족 단체의 연이은 사과 요구에 ‘모르쇠’로 일관해오다가 선거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한 당내 압박까지 더해지자 뒤늦게 사과에 나선 모양새다.
김 후보는 11일 오후 자신의 SNS를 통해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저의 부족함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당시 제 발언이 사랑하는 자식과 가족을 잃은 유가족분들의 가슴에 얼마나 깊은 상처를 남길지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 제 표현은 너무나 미숙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가족분들께는 성역 없는 진상 규명과 아낌없는 지원이 당연히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에 참사 직후부터 변함이 없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라면서도 “세월호 특조위의 활동과 관련한 저의 뜻을 전달하는 데 있어서 오해의 소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미숙했다”고 인정했다.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 대변인으로 활동한 것에 대해서도 “20여년 전 검사 시절 인연이 저의 판단을 흐렸다”며 “정권을 잡은 후 윤석열과 그 주변 세력이 보여준 행태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윤석열 대선 캠프 대변인 활동은 제 인생의 큰 오점으로 남겠지만, 결코 부정하거나 지우려 하지 않겠다. 뼈저린 교훈으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의 이번 사과는 조국 후보와 세월호 유가족 단체의 전방위적 압박 끝에 나온 결과물이다.
앞서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등은 지난 6일 김 후보를 ‘참사 폄훼 정치인’으로 지목하며 출마 반대 성명을 냈고, 조 후보는 연일 라디오 인터뷰 등을 통해 “사과를 거부하는 것은 태도의 문제”라며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김 후보는 새누리당 의원 시절인 2015년, 세월호 진상규명 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을 ‘세금 낭비’라고 비판하고 세월호 특별법에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조 후보와 혁신당 측은 이 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고, 민주당 일각에서도 “선거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입장 표명 필요성이 제기되는 등 김 후보는 코너에 몰렸다.
결국 김 후보가 사과 입장을 내놓으면서, 조 후보의 네거티브 공방이 일단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 후보는 이날 오전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출연해서도 “저도 조국 사태와 관련해 20번 이상 사과했고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라며 김 후보의 ‘사과 거부’ 태도를 정조준한 바 있다.
그러면서 “지금은 조국과 김용남의 양강 체제로 이미 잡혔다”며 “그래서 민주당 또는 김용남 후보 측에서 저에 대한 견제나 심한 발언들을 하시는 것 같다. 정치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고 계속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라고 완주 의사를 드러냈다.
김 후보 역시 지난 8일 평택시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 후보와의 단일화를 묻는 질문에 “기본적으로 범죄자들에 대한 알레르기성 반감이 있다”며 “입시 비리 등으로 실형을 확정받은 분이 마치 전부 무죄를 받은 것처럼 행세하지만 어떤 잘못으로 징역 2년 확정 판결을 받았는지 유권자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김 후보가 뒤늦게나마 과거사 문제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면서, 일각에서는 김 후보의 최대 아킬레스건이었던 ‘정체성’ 논란을 일부 털어내고 그가 반격의 기회를 모색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사과 과정에서 드러난 ‘등 떠밀린 사과’라는 인상은 향후 진정성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공존한다.
양측의 공방이 거세지면서 평택을 선거 구도 역시 한층 요동치고 있다. 당초 민주당과 혁신당 일각에서는 범여권 단일화 가능성도 거론됐으나, 두 후보 간의 네거티브 공방이 격화하면서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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