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 속 추가 점포 운영 중단에 나서면서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를 향한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정치권과 노동계는 “채권단 탓만 할 게 아니라 대주주가 직접 자금 투입에 나서야 한다”며 ‘약탈적 경영’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기업형슈퍼마켓(SSM) 부문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하림그룹 계열 NS홈쇼핑에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 금액은 1천206억원 규모로, 업계 안팎에서 거론됐던 3천억원 안팎의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가 회생 절차를 정상적으로 이어가기 위해 약 6천억원 수준의 유동성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최대주주인 MBK가 부담하겠다고 밝힌 자금은 약 2천억원 수준에 그친 데다, 핵심 카드로 꼽혔던 익스프레스 매각마저 기대 이하 가격에 성사되면서 자금난 우려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실제 홈플러스는 지난 8일 전국 37개 점포의 운영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현장에서는 사실상 구조조정 수순이라는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장인 민병덕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K는 익스프레스 매각 3천억원, 신규 대출 3천억원이면 회사를 정상화할 수 있다고 했지만 현실은 완전히 달랐다”며 “매각 대금은 목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신규 자금 투입 역시 기대에 한참 못 미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MBK는 지난 2016년 이후 점포와 물류창고 매각 등을 통해 4조원 넘는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작 위기 상황에서 자구 노력은 부족하다”며 “기업을 쥐어짜 수익을 챙긴 뒤 피해는 노동자와 협력업체, 입점 상인에게 떠넘기는 전형적인 약탈 경영”이라고 비판했다.
노조 측 반발도 거세다. 안수용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장은 “현장은 이미 붕괴 직전인데 회사는 전환배치나 생계 대책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더는 물러설 곳이 없는 만큼 간부·조합원들과 함께 단식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 배송 노동자들 역시 생계 위기를 호소하고 있다. 최대영 온라인배송지부 사무국장은 “영업이 중단된 점포 배송 노동자들은 주문 자체가 끊기며 하루아침에 일터를 잃게 됐다”며 “특수고용 형태의 배송 노동자들이 MBK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가장 먼저 희생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홈플러스와 MBK는 메리츠금융그룹 등 채권단 지원을 전제로 긴급운영자금대출(DIP)을 추진하며 추가 유동성 확보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기존 대출금 회수 가능성조차 불투명한 상황에서 채권단이 추가 자금 지원에 적극 나서기 쉽지 않은 데다, DIP 대출이 실행될 경우 기존 채권자들의 변제 순위가 뒤로 밀릴 수 있어 이해관계 충돌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유통업계 안팎에서는 결국 최대주주인 MBK가 보다 적극적인 책임 경영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김병주 MBK 회장이 최근 투자자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지난해 투자 회수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돌려준 분배금이 17억달러로 전년 대비 증가했다”고 밝히면서, 시장에서는 “MBK의 자금 동원 능력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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