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탑 갈등에 정부 한발 물러서…27개 노선 결정 '30일 유예' (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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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탑 갈등에 정부 한발 물러서…27개 노선 결정 '30일 유예' (종합2보)

나남뉴스 2026-05-11 16:59:0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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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압 송전선로 건설을 둘러싼 지역 갈등이 격화되자 정부가 한 달간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지난 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간담회 자리에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용인 반도체국가산단 재검토와 초고압 송전탑 건설반대 전국행동'(이하 전국행동) 측을 만나 입지 확정이 진행 중인 27개 송전선로 사업에 대해 30일간 절차를 멈추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번 보류 조치는 2038년까지 완공 목표인 전력수급기본계획상 송·변전 설비 중 아직 부지가 최종 결정되지 않은 노선에 한정된다.

기후부 측 설명에 의하면 이미 착공 단계에 진입한 사업까지 멈추는 것은 아니며, 주민들이 지적해온 절차상 미비점을 점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아울러 노선 변경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해당 관계자는 "간담회에서 27개 구간 가운데 1곳에 대해 반대 측이 더 합리적인 대안 경로를 제안했다"며 "누구나 납득할 만한 대안이라면 열린 자세로 살펴보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경로를 찾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전국행동 측은 김 장관이 실제 공사 현장을 직접 살펴보겠다는 뜻도 밝혔다고 전했다. 다만 기후부는 "한 달 동안 모든 현장을 순회하겠다는 약속이 아니라 여건이 허락하면 방문해보겠다는 취지"라고 선을 그었다.

현재 정부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 수요 충당과 재생에너지 확산을 위해 '에너지고속도로'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그러나 지방에서 생산된 전기를 수도권으로 끌어오는 방식이다 보니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전국행동 공동집행위원장 안재훈 씨는 "민주적 절차만 밟으면 송전탑을 세워도 된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가기간전력망위원회를 다시 소집해 진행 중인 공사를 전면 재검토하고, 전국 갈등 현황을 조사한 뒤 근본적인 정책 전환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수도권 전력 소비 분산, 에너지저장장치(ESS) 적극 활용 등 구조적 해법 없이는 갈등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전력 입지선정위원회의 밀실 운영 관행도 도마에 올랐다. 회의록 전면 공개와 투명한 절차 확립이 시급하다는 게 전국행동의 입장이다.

단체 측은 "정부가 한 달 유예 결정을 내린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실제로 정책 변화가 이어지는지 끝까지 감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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