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무싸〉 고혜진
배우 강말금이 JTBC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이하 '모자무싸')에서 영화 제작사 대표 고혜진 역을 맡아 극의 주요 흐름을 이끌고 있습니다. 최근 방송에서 주인공 황동만(구교환)의 감독 데뷔를 파격적으로 결정하며 "링 위에 올라가서 한번 얻어 터져봐"라고 일갈한 장면이 대표적인 예죠. 직설적인 팩트 폭격과 흔들림 없는 카리스마로 무장한 그의 존재감은 단연 주목할 만합니다. 이로써 대중에게 또 한 번의 인생캐릭터를 각인시키는 모습이죠.
#01. 〈경도를 기다리며〉 진한경, 은은하게 빛난 현실 밀착형 리더십
〈경도를 기다리며〉 진한경
〈모자무싸〉에서 돋보이는 강말금의 연기력은 전작들에서 차곡차곡 쌓아 올린 현실 밀착형 연기에 기인합니다. 지난 1월 종영한 JTBC 〈경도를 기다리며〉의 연예부 부장 진한경 역이 좋은 예가 되죠. 비록 분량이 아주 많지는 않았지만, 등장하는 장면마다 특유의 은은한 존재감으로 극에 생동감을 불어넣으며 주인공들을 돋보이게 만들었거든요. 그가 연기한 진한경은 짧은 커트 머리에 우아한 패션을 갖춘 전형적인 커리어 우먼으로, 날카로운 인상과는 달리 온정을 지닌 인물입니다. 취재하느라 며칠째 씻지 못한 후배 이경도(박서준)에게 "사우나 좀 가고"라며 카드를 내밀고, 업무를 깔끔하게 처리한 그에게 고기를 구워주는 등 쿨하면서도 따스한 상사의 모습을 이질감 없이 구현했죠. 그런가 하면, 연인과 이별한 뒤 술에 빠져 휴직계를 내려던 이경도에게 "에이스 이경도가 왜 이 지경이 된 거냐"며 애정 어린 질책을 가하는 든든한 멘토로도 활약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02. 〈찬실이는 복도 많지〉 이찬실, 각종 영화제를 휩쓸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 이찬실
배우 강말금의 이름을 대중에게 강렬하게 각인시킨 기점은 단연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2020)라고 할 수 있죠. 이 작품은 신작 크랭크인을 앞두고 희망에 부풀어 있던 프로듀서 찬실이(강말금), 감독의 어이없는 돌연사로 하루아침에 백수가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어요. 첫 장편 영화 주연을 맡은 강말금은 인생의 위기 앞에서도 씩씩함을 잃지 않는 인물을 리얼하게 소화해 보는 이들에게 진한 위로를 건넸습니다. 언론 시사회 당시 그는 "모든 게 다 처음이라 영광스럽다"라면서 "신마다 그 신의 요소를 살리려 노력하기보다는 영화 전체의 균형을 생각했다"라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이는 평단의 호평으로 이어졌고, 결국 그는 제56회 백상예술대상, 제29회 부일영화상 등 유수의 영화제에서 신인상을 휩쓸며 탄탄한 연기력을 인정받았습니다.
#03. 〈폭싹 속았수다〉 금자, 선악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연기력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금자
강말금의 연기 스펙트럼은 선하고 따뜻한 역할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에 특별출연했을 당시, 그는 여인숙 남포장의 주인 금자 역을 맡아 강렬한 반전을 선사했죠. 극 중 금자는 "부산 인심 직이지예?"라며 친근한 미소를 띠는 등 푸근한 주인처럼 행동했지만, 실상은 앳된 청춘 남녀의 봇짐을 털어가는 전문 사기꾼이었어요. 사랑의 도피에 나선 애순(아이유)과 관식(박보검)에게 따뜻한 방을 내어주던 전날과 달리, 하루아침에 180도 돌변해 "끄지라"며 으름장을 놓는 모습은 시청자들을 놀라게 하기 충분했죠. 더 나아가 두 사람의 전 재산을 털어 금은방에 장물을 팔아넘길 때는 남편에게 받은 결혼기념일 선물이라며 행복한 아내를 연기해 보는 이들을 소름 돋게 했는데요. 이처럼 네이티브 사투리는 물론 선악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그의 연기력은 현재 방영 중인 〈모자무싸〉의 고혜진을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데에도 든든한 자양분이 되었을 것 같네요.
Copyright ⓒ 엘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