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지금?’ 조작기소 특별법 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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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지금?’ 조작기소 특별법 역풍

일요시사 2026-05-11 16:24:4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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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방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스스로 족쇄를 찼다. 조작기소 특검법안을 발의하자 보수 진영의 총공세가 이어진 것이다. 칼날은 대통령실로 향했고, 덩달아 여당도 골머리를 앓는 모양새다. 그들은 정말 역풍을 예상하지 못했을까?

지난달 3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주도로 ‘조작기소 특검법안(윤석열 정권 검찰청,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의 조작수사·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발의됐다.

이날 민주당 천준호 원내대표 직무대행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이던 지난 2년 반 사이에 윤석열 검찰 정권은 국가 공권력을 총동원해 이 대통령 죽이기에 나섰다. 이 비정상적인 상황을 정상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투명한 목적?

해당 법안은 특검이 수사 대상인 사건에 대해 공소를 제기하거나 공소 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공소 취소’를 직접적으로 명시하지 않았으나, ‘공소 유지 여부 결정’이라는 대목이 ‘취소 권한’을 내포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검찰이 이미 기소한 사건이라도 특검이 공소를 취소할 근거가 마련됐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그동안 민주당은 “책임자를 법의 심판대에 세우겠다”며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국정조사가 종료되는 즉시 이를 토대로 특검 수사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오직 한 사람만을 겨냥해 국가기관을 총동원한 것은 명백한 국가 폭력”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반발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취임 전 8개 사건으로 5개 재판을 받았는데, 특검의 수사 대상 12개 가운데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이 포함되면서다.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은 ▲대장동 개발 특혜 사건 ▲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사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치자금 수수 의혹 사건 등 8개다. 초장부터 논란이었던 ‘공소 유지 여부의 결정’이라는 문항을 놓고 여전히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만큼,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 셀프 면죄부 법안’을 발의한 것이라고 입 모아 말했다.

국민의힘, 개혁신당 등 보수 소속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자들은 이번 특검법을 지방선거 논제로 띄웠다. 특히 PK(부산·경남)·TK(대구·경북) 시도지사 후보들이 결집한 만큼 험지에서 뛰는 민주당 후보들에게 이번 특검법 발의는 악재가 될 수 있다.

애매하게 열어둔 ‘공취’ 가능성
사법 정의? 쿠데타? 엇갈린 시선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를 비롯한 ▲김두겸 울산시장 후보 ▲박완수 경남도지사 후보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 ▲이철우 경북도지사 후보 등은 지난 6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민주당 공소 취소 특검법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대통령이 임명한 특검이 대통령이 받는 재판을 취소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집권 세력이 삼권분립의 헌법적 원칙을 어기고 사법 절차에 부당하게 개입하는 것”이라며 “입법의 외피를 쓴 사법 쿠데타이자 사법 내란”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조작기소 특검법’의 또 다른 문제는 대통령 스스로 자신의 죄를 삭제하는 ‘삭죄 특검법’이라는 것”이라며 “형사소송법이 정한 국가소추주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동시에 대통령이 셀프 면죄부를 줘서 법원의 실체적 진실 발견 기능을 무력화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 제11조를 근거로 “대통령이라는 이유로 정당한 피해 구제를 외면하는 것은 헌법 정신에 어긋난다”고 재반박했다. 조작된 기소로 억울한 피해가 있다면 그 누구라도 진실을 찾고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게 민주당 지도부의 설명이다.

정청래 대표는 ‘조작기소 국조특위’ 결과를 바탕으로 “녹취록 조작, 엑셀 파일 조작, 진술 조작 등 국조특위에서 다루는 7대 사건 모두에서 정권 차원의 지시와 개입이 있었다는 점이 명명백백하게 확인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역풍 우려에도 민주당이 특별법을 강행하는 것은 해당 법안이 ‘시대적 소명’을 담고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더 이상 정치 검찰에 의해 진실이 뒤바뀌고 억울한 피해자가 양산되는 비극을 좌시할 수 없다”며 “조작기소 특검은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과오를 바로잡는 사법 정상화의 과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거듭된 설명에도 연일 총공세가 이어지자 민주 진영 지지자들도 “왜 하필 지금이냐”는 의문을 드러냈다. ‘이재명’과 ‘공소 취소’라는 예민한 사안이 낳을 정치적 파장을 고려하지 못했다는 점에서다.

여당이 쏘아 올린 보수 결집 신호탄
청와대까지 급 나서서 “속도 조절”

이들은 지방선거 후 치러질 전당대회를 염두에 둔 ‘특정 세력의 당권 장악 시도’로 보는가 하면 ‘다 이긴 선거처럼 구는 민주당의 오만한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민주당이 스스로 논란을 자초했다는 불만이 나오면서 국민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결국 청와대는 속도 조절을 주문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특검을 통해서 진실을 규명하고 사법적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면서도 “이에 대한 구체적 시기나 절차에 대해서는 ‘여당인 민주당이 국민적 의견 수렴과 숙의 과정을 거쳐서 판단해 달라’고 대통령이 말했다”고 전했다.

민주당 역시 “법안 처리와 시기, 내용 절차 등은 6·3 지방선거 이후에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시기가 밀렸을 뿐 법안은 그대로인 점에서 국민의힘은 “조삼모사식 정치 계산”이라며 지방선거 이후까지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페이스북에 “시기와 절차만 숙의하라고 했다. (법안) 내용은 건드리지 말라는 명령”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우상호 강원도지사 후보는 “이렇게 중요한 선거 시기에 꺼내서 발의하고 논쟁을 삼고 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며 보수 결집 가능성에 우려를 표했다.

우 후보는 한 라디오를 통해 “당시에 이 대통령을 감옥에 넣기 위해 검찰의 무리한 수사가 있었고 조작 기소라고 말할 만한 분명한 정황이 있었다는 것은 이번에 확인됐다고 본다”면서도 “이걸 특검 방식으로 하느냐, 다른 방식으로 하느냐에 대해서는 지방선거 이후 당내 논의를 거쳐서 결정해야 된다”고 말했다.

과도한 충성

민주당 지도부를 겨냥하는 듯한 발언도 이어졌다. 우 후보는 “대통령이 취임 초반 본인과 관련된 것들을 법제화하지 말라고 지시해 다 밀어 넣지 않았나”라며 “굳이 이렇게 중요한 선거 시기에 꺼내서 (특검법을) 발의하고 논쟁 삼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거에도 검찰개혁과 관련해 대통령 뜻이라고 팔고 다니는 사람이 많았다”며 “이 문제는 내용과 절차, 시기까지도 지방선거 이후 논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hypak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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