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주재 미국대사관 인근 최고급 숙박시설 앞이 공안 차량으로 가득 찼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현장에서 직접 세어본 순찰차 수만 20대를 훌쩍 넘겼으며, 흰색과 남색이 조합된 경찰 차량들이 노상주차장을 빈틈없이 메운 채 대기 중이었다.
경광등을 끈 상태로 줄지어 선 차량 내부에 경찰관의 모습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평상시와 확연히 다른 순찰차 배치만으로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 주변 도로에서는 저속으로 이동하며 경계 임무를 수행하는 순찰차도 목격됐다.
인근을 지나던 한 현지인은 "무슨 상황이냐"는 질문에 건물 쪽을 힐끗 쳐다본 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분명 평소와 다르다"고 짧게 대답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곳에서 머물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미국대사관까지 차량으로 5분이면 도착하는 입지 조건과 경호 통제의 용이성, 수행단의 영사 업무 지원 편의성 등이 그 이유로 꼽힌다. 주요 미국 인사들이 단골로 찾는 곳이기도 하다.
온라인 예약 플랫폼에서도 이례적인 현상이 감지됐다. 트럼프 대통령 방문 일정인 13일부터 15일까지 모든 객실 예약이 불가능한 상태였고, 화면에는 '해당 기간 예약 가능한 객실 없음'이라는 안내만 떴다.
2023년 세계적인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가 묵으면서 화제가 된 이 숙소의 로열 스위트룸은 전용 집무 공간과 대형 식당을 갖추고 있어 국빈급 인사들의 숙소로 자주 언급된다. 1박 요금이 약 10만 위안, 한화로 2천100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프런트 데스크 직원은 "14일과 15일 예약이 가능한지" 묻는 질문에 담담하게 "해당 기간은 만실"이라고 답했다. 언제부터 투숙이 가능하냐는 추가 질문에는 "16일부터"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다만 건물 안 분위기는 비교적 평온했다. 이른 시간 체크아웃을 위해 로비에 줄을 선 투숙객들과 늦은 아침 식사를 즐기는 손님들이 눈에 띄었다.
일부에서는 경호상의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숙소를 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2017년 첫 번째 임기 시절 그가 머물렀던 또 다른 호텔은 평소와 별반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해당 숙소에서 정상회담 개최지로 거론되는 인민대회당까지 택시로 직접 이동해본 결과 11㎞ 거리에 약 25분이 소요됐다. 회담 당일 교통 통제가 실시되면 15분 내 도착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민대회당으로 가는 경로는 톈안먼 광장을 자연스럽게 통과한다. 광장 일대 도로는 여전히 차량으로 혼잡했고,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관광객들은 스마트폰으로 기념 촬영에 여념이 없었다. 인민대회당 앞에서도 단체 관광객들이 건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이동하는 등 아직 정상회담을 앞둔 긴장감은 크게 감지되지 않았다.
양국 발표를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13일부터 15일까지 베이징을 찾아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담한다. 그의 중국 방문은 1기 집권 첫해였던 2017년 11월 이후 약 8년 6개월 만이다. 두 정상이 직접 얼굴을 맞대는 것은 지난해 10월 30일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이후 약 6개월여 만이기도 하다.
중국 측은 구체적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공식 환영식에 이어 시 주석과 양자 회담을 진행한다. 이후 베이징 명소인 톈탄공원을 함께 산책하고 국빈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다. 방문 마지막 날인 15일에는 양자 티타임과 업무 오찬이 계획돼 있다.
전 세계의 관심이 다시 베이징에 집중되고 있다. 정상회담을 48시간 앞둔 이날 오전, 도시 표면은 여전히 고요해 보였지만 줄지어 선 경찰 차량과 막혀버린 객실 예약 현황은 대형 외교 행사를 향한 준비가 긴장감 속에서 은밀히 진행 중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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