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계를 향한 국세청의 세무조사 행보가 빠르게 확산되는 양상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소속 조사관들이 11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메리츠증권 본사를 방문해 회계장부 등 세무조사에 필요한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4국은 정기 세무조사가 아닌 탈세 의혹 등을 다루는 비정기 조사 전담 부서로, 재계에서는 '저승사자'라는 별칭으로 통한다. 메리츠증권의 세금 탈루 혐의를 국세청이 사전에 포착한 뒤 이번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증권사는 투자은행(IB)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분야에서 공격적 영업으로 성장세를 보였으나, 내부통제 미비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2024년에는 PF 대출 연장 과정에서 우월적 지위를 활용해 과도한 수수료를 징수했다는 의혹으로 금융감독원 현장검사 대상에 올랐다. 과거 재직했던 임원 한 명은 타 금융기관으로부터 가족회사 부동산 투자 명목으로 1천억원대 불법 대출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되어 올해 1월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주목할 점은 이번 조사가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에 대한 비정기 세무조사 개시 불과 3일 뒤에 이뤄졌다는 사실이다. 금융업 전반으로 세정당국의 조사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모두 금융 구조개혁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금융기관의 공공성이 지나치게 취약하다고 지적했으며, 김 실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중저신용자 금융 소외 현상을 "치밀하게 방치된 구조적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국세청 관계자는 "개별 납세자의 세무조사 정보는 확인해드리기 어렵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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