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제주 우도의 한 카페에서 실내 흡연이 적발됐음에도 행정기관과 경찰의 책임 회피로 단속과 처벌이 이뤄지지 않아 '행정 공백'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제주시 우도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30대 박모씨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2시께 금연구역인 카페 실내 화장실에서 20대 중국인 관광객이 담배를 피우다 적발됐다.
당시 다른 손님들의 제보로 현장을 확인한 업주 박씨는 흡연 당사자의 시인과 이를 목격한 손님 3명의 증언을 확보한 뒤 우도보건지소에 신고했다.
하지만 이후 처리 과정에서 보건소와 경찰은 서로 업무를 떠넘기기에 급급했다.
박씨는 과거 실내 흡연 신고 당시 112로부터 "실내 흡연 단속은 보건소 업무라 출동이 불가하다"는 답변을 들었던 터라, 이번에는 제주동부보건소 산하 우도보건지소에 연락했다.
그러나 지소 측은 본인의 담당이 아니라며 본섬에 있는 제주동부보건소로 책임을 돌렸다.
제주동부보건소에 재차 문의했으나 답변은 다르지 않았다.
보건소 측은 "과태료 부과를 위해서는 직원이 현장을 직접 목격하거나 경찰의 진술 확인서가 필요하다"며 "하지만 경찰 역시 본인들 업무가 아니라고 출동하지 않을 것을 우리도 잘 알고 있다"며 사실상 단속 불능 상태임을 시인했다.
현행 국민건강증진법상 실내 카페는 전 구역이 금연 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위반 시 1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단속 권한을 가진 보건소는 경찰의 확인을 요구하고, 경찰은 소관 밖의 일이라며 맞서는 사이 실질적인 법 집행은 멈춰버린 상황이다.
업주 박씨는 "흡연자가 스스로 인정하고 증인까지 있는 상황에서도 기관 간 '핑퐁 게임' 속에 법은 무용지물이 됐다"며 "금연구역을 관리해야 하는 자영업자와 선량한 손님들만 피해를 보는 행정 사각지대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토로했다.
보건소 관계자는 "보건소는 사법경찰권이 없어 과태료 부과 과정에 현실적인 부담이 있다"며 당사자의 신원 확인 등을 위해 경찰과의 합동 단속 등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경찰 관계자는 치안 유지 등 본연의 업무가 많아 모든 민원에 개입하기에는 인력 구조상 한계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b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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