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양가족 수를 속여 청약에 당첨된 이른바 ‘가짜 대가족’을 가려내기 위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집중 전수조사에 나선다. 이번 조사 대상은 지난 2025년 7월 이후 분양된 서울 등 전국의 규제지역과 기타 인기 분양 단지를 모두 포함해 총 43개 단지, 2만5천세대에 달한다.
11일 국무조정실 부동산 감독 추진단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번 조사의 핵심 타깃은 ‘청약가점제 만점 통장’을 보유한 당첨자들이다.
청약가점제란 무주택 기간(최고 32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최고 17점), 부양가족 수(최고 35점)를 합산해 총 84점 만점 기준으로 점수가 높은 사람에게 당첨 우선권을 주는 제도다. 이 중 무주택과 가입 기간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채울 수 있지만 부양가족 점수는 본인 외에 6명 이상을 부양해야 만점을 받을 수 있어 현실적으로 채우기 가장 까다로운 항목이다. 이 때문에 아파트 당첨을 목적으로 서류상으로만 가족 수를 억지로 늘리는 각종 꼼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정부가 파악한 부정 청약 사례를 살펴보면 그 수법이 매우 치밀하고 대담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 한 청약자는 지인과 공모해 예비 신혼부부 자격으로 특별공급에 당첨된 뒤 형식적인 혼인신고를 올렸다. 당첨과 계약을 확정 지은 이들은 곧바로 법원에 혼인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해 다시 미혼 신분으로 되돌아가는 황당한 ‘위장 결혼’ 수법을 썼다.
또 남편과 서류상으로만 협의 이혼을 한 뒤 실제로는 전 남편 소유의 아파트에서 함께 살면서 본인 명의로 32차례나 무주택자 청약을 시도해 당첨된 ‘위장 이혼’사례도 적발됐다. 이 밖에도 수법은 다양했다. 부모님이 소유한 단독주택 옆 창고 건물로 남매가 각각 주소지를 옮겨 ‘위장 전입’을 하거나 당첨 가점을 높이려고 시부모를 지방에서 세종특별자치시로 거짓 전입시킨 사례도 확인됐다. 심지어 브로커에게 돈을 주고 금융인증서를 넘겨 국가유공자 특별공급을 대리로 청약하게 하거나 당첨 후 부적격 사유를 숨기려고 혼인관계증명서상의 날짜를 위조하는 중대 범죄 행위도 덜미를 잡혔다.
정부는 이러한 꼼수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서류 검증을 대폭 강화한다. 성인 자녀의 직장 소재지와 부모가 실제로 이용한 병원 및 약국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깐깐한 건강보험 자료를 샅샅이 뒤지고 전·월세 실거주 내역 등 각종 데이터를 활용해 실제 동거 여부를 철저히 교차 검증할 계획이다.
부정 청약으로 확정될 경우 3년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의 형사처벌을 받게 되며 계약 취소는 물론 분양가의 10%에 달하는 계약금 몰수, 향후 10년간 청약 자격 박탈 등 엄중한 제재를 가할 방침이다.
정수호 국토부 주택기금과장은 “현장 점검 인력을 15명으로 늘리고 단지별 점검 기간도 대폭 확대해 오는 2026년 6월 말 세부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며 강도 높은 조사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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