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로부터 '형의 집행' 목적의 통신정보 조회 통지를 받더라도, 주변인 사건의 참고인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먼저 검찰에 사실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 AI 생성 이미지
범죄와 무관하게 살아온 A씨에게 어느 날 검찰로부터 ‘통신정보를 조회했다’는 통지서가 날아왔다. ‘형의 집행’이라는 섬뜩한 목적에 A씨는 밤잠을 설쳤다.
전문가들은 '당신이 범죄자라는 뜻은 아닐 수 있다'고 말한다. 불안에 떨기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과, 최악의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법률가들의 조언을 꼼꼼히 짚어봤다.
"아무 잘못 없는데"…날벼락 같은 검찰 통지서
평범한 시민 A씨는 최근 의정부지방검찰청으로부터 ‘통신이용자정보 제공 사실 통지서’ 한 장을 받았다. 검찰 집행과가 ‘형의 집행’을 위해 A씨의 이름과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조회했다는 내용이었다.
A씨는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범죄와 관련된 일은 해 본 적도 없고요, 집히는 일도 사람도 없습니다"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통지서에 적힌 문의처는 통화조차 되지 않았다.
'형의 집행'은 곧 '피의자' 낙인?…전문가들의 해석
법률 전문가들은 통지서의 '형의 집행'이라는 문구에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이는 이미 판결이 확정된 범죄의 형벌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정보가 필요했다는 의미다.
윤관열 변호사는 "(A씨가 범죄와 무관하다면) 다른 사람의 형 집행 절차와 관련해 A씨의 정보가 참고 자료로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즉, A씨 본인이 아닌 주변인의 사건 때문에 참고인 자격으로 정보가 조회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안영림 변호사 역시 "귀하와 연락하는 사람의 동선 등을 확인하기 위해 귀하의 정보 등을 확인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조기현 변호사는 "보이스피싱 사기 등에 연루되었을 가능성은 있습니다"라며 다른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불안하다면 '이것'부터…상황별 대처 시나리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권하는 첫 번째 조치는 '정확한 사실 확인'이다.
박성현 변호사는 "귀하가 직접 조사 대상인지 확인하려면 통지서에 기재된 문의처 또는 의정부지방검찰청 집행과에 문의해야 합니다"라고 조언했다.
전화 연결이 안 된다면 직접 방문하거나 서면으로 질의하는 것이 확실한 방법이다. 이 과정에서 동명이인 착오 등 행정적 오류 여부도 파악할 수 있다.
윤관열 변호사는 만약에 대비해 "검찰과의 통화나 방문 시 관련 내용을 기록해 두십시오"라고 당부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섣불리 변호사를 찾기보다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다. 조기현 변호사는 "만에 하나 경찰로부터 조사를 위한 출석 요구가 오면, 그 때는 변호사 동석 하에 최초 조사에 임해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고 합당한 방어권을 행사하셔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즉, 실제 수사기관의 연락이 오기 전까지는 과도하게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알 권리' 위한 통지서가 '불안'의 씨앗 된 이유
사실 A씨가 받은 통지서는 2023년 12월 개정된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것이다.
과거 수사기관이 개인정보를 조회해도 당사자가 알 수 없었던 관행에 대해 2022년 헌법재판소가 위헌적이라고 판단했고, 이에 따라 정보 제공 사실을 30일 내에 당사자에게 알리도록 법이 바뀌었다.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지만, 충분한 설명 없이 통지서만 받게 된 시민들에게는 오히려 불안의 원인이 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통지서를 받았다면 막연히 불안해하기보다, 법으로 보장된 권리라 여기고 자신의 정보가 왜,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당당히 확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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