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김주현 기자] “크게 생각할 필요 없는, 바로 이해가 되는 작품이지만 그래서 더 깊게 생각할 필요가 있는 작품이에요. 눈물이 났어요.”
‘키크니 특별전 : 그렸고 그런 사이(이하 그렸고 그런 사이)’ 전시가 진행 중인 DDP에서 문화매거진과 만난 한 관객의 말이다. 소통형 일러스트레이터로 인스타그램 등 소셜 미디어에서 막강한 팔로워를 보유한 키크니 작가는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 본 일상의 순간과 감정을 한 컷의 이미지와 문장으로 담아내며 공감을 기반으로 한 작업을 이어왔다.
‘그렸고 그런 사이’는 ‘모두의 이야기’로 확장돼 작품을 단순히 감상하는 것을 넘어 각자가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고 감정에 응답하는 과정으로 완성된다.
문화매거진이 직접 확인한 ‘그렸고 그런 사이’의 열기는 뜨거웠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그렸고 그런 사이’를 찾은 관객이 눈에 띄었다. 사진 촬영이 가능한 이번 전시에서 관객들은 곳곳을 휴대폰에 담아내느라 바빴다.
키크니 작가의 센스가 얼마나 대단한지 확인하는 과정이 곧 관람이라 해도 무방하다. 그가 인스타그램에서 인기를 끈 것도 길지 않은 문장과 이미지 안에 웃음과 해학을 담아낸 덕이다.
“노는 게 세상에서 제일 좋은데 회사 끌려가는 제 모습 그려주세요” 같은 부탁에 “노는 게 제일 좋아” 노래하는 뽀로로를 ‘포로로’로 표현한다든가 “유치원에서 만들기 시간에 가위질을 배웠는지 집에 와서 뭐든 자르려고 하는 무서운 저희 딸은 무슨 생각일까요” 물음에는 ‘절취부심’이란 한 단어로 웃음을 자아내는 내공이 상당하다.
웃음을 자아내는 내공이 쭉 이어지기만 해도 충분히 만족스러울 만한 전시일 텐데, 키크니 작가는 눈물샘을 자극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제 사랑하는 반려묘 코코가 무지개다리를 건넜어요. 며칠 전 자고 있을 때 제 옆에서 울었던 게 자꾸 마음에 걸리는데 코코는 왜 그랬을까요”. 작가는 ‘그리울 거란 생각에 그리 울었나 보다’란 한 문장으로 가슴을 쿡쿡 찌른다.
배우 박정민, 문근영이 내레이션에 참여한 사연과 반려동물의 여행기를 담은 영상은 자리잡고 앉은 관객들의 심금을 울린다. 영상 작품에 숨죽여 집중하던 관객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떠올리며 눈물을 보였다.
전시의 마지막은 ‘두들 Doodle 이면 열릴 것이다’ 섹션이 차지했다. 완성되지 않은 문장이어도 괜찮은, 오늘의 기분이어도 누구에게도 꺼내지 못했던 한마디일 수도 있는 낙서를 남기는 공간이다. ‘그렸고 그런 사이’가 키크니의 작품을 단순히 쭉 배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관객을 ‘그런 사이’로 만드는 데 일조하는 셈이다. 전시장 한 벽면에 ‘내’가 남긴 코멘트가 더해져 '그렸고 그런 사이'가 최종 완성되는 기분은 키크니 작가의 따뜻함을 남길 수 있는 대목이다.
“요즘 사람들은 긴 콘텐츠 잘 안 보잖아요. 집중도 안 되고. 그런데 키크니 작가의 작품은 짧으면서도 생각할 거리가 있어서 좋았어요. 짧은데 깊이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핸드폰으로만 보던 작품을 실제로 크게 보니까 더 재밌는 것 같아요.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지?’ 남을 불편하게 하지 않고 젠틀하게 유머러스해서 좋았어요.”
“‘무지개 에스컬레이터’ 섹션이 기억에 남아요.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날 때 ‘무지개 다리를 건넌다’고 하잖아요. 키크니 작가는 단절로만 보는 게 아니라 조금 더 편안한 곳일지도 모른다고 상상하게 이끄는데요. 반려동물을 키우지는 않지만 그걸 보면서 눈물이 났어요. 모든 반려동물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그렸고 그런 사이’는 지난달 25일 개막해 오는 9월 6일까지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뮤지엄) 전시 1관에서 이어진다. 성인 22,000원, 청소년 15,000원, 어린이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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