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을 열흘 앞두고 다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는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중재에 나서는 사후조정 절차를 통해 마지막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협상이 최종 결렬될 경우 창사 이후 두 번째 대규모 파업 현실화 가능성도 거론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부터 12일까지 이틀간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절차를 진행한다. 사후조정은 기존 조정이 종료된 이후에도 노사 합의로 다시 조정을 이어가는 절차로, 조정안이 도출되면 단체협약과 같은 법적 효력을 갖는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2~3월 임금·단체협약 협상을 위한 조정 과정에서 합의에 실패해 조정 중지 결정을 받은 바 있다. 이후 고용노동부와 노동당국 설득으로 중노위가 다시 중재에 나서면서 협상이 재개됐다. 업계에서는 오는 21일 예고된 총파업 전 사실상 마지막 협상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후조정을 최대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노조 측에서는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 최승호 위원장과 이송이 부위원장, 김재원 정책기획국장 등이 참석한다.
핵심 쟁점은 성과급 체계다. 노조는 대표 성과급 제도인 초과이익성과급(OPI)의 상한 폐지와 함께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준으로 하면 수십조원 규모다. 노조 측은 반도체 부문을 중심으로 성과급 산정 기준이 불투명하고 사업부 간 격차가 크다는 입장이다.
반면 사측은 특별 보상을 통해 업계 최고 수준 처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성과급 상한 폐지를 제도화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대신 회사는 6.2% 수준 임금 인상안과 최대 5억원 규모 주거안정지원 제도 등을 제안한 상태다.
노사는 이번 협상에서 성과급뿐 아니라 임금 인상안과 복지 제도도 함께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노사 간 입장 차가 여전히 큰 데다 노조 내부 갈등까지 겹치면서 협상 전망은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삼성전자 2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내부에서는 초기업노조에 위임했던 교섭권을 회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초기업노조가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성과급 이슈에 집중하면서 완제품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요구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제기되는 것이다.
3대 노조인 삼성전자 동행노조도 최근 공동교섭단에서 이탈했다. 초기업노조 내부에서도 DX 부문 직원들의 탈퇴 움직임이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노사가 합의에 도달하더라도 조합원 찬반투표 과정에서 내부 반발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파업 규모가 지난해와는 차원이 다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해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주도한 파업 당시에는 참여율이 제한적이어서 생산 차질 영향이 크지 않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현재 초기업노조 조합원 수는 약 7만3000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실제 파업 참여 인원도 3만~4만명 수준까지 거론된다. 노조가 예고한 대로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총 18일간 총파업이 진행될 경우 반도체와 세트 사업 전반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파업 장기화 시 연간 영업이익 감소 규모가 40조원을 넘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번 사후조정은 총파업을 막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협상이라는 의미가 크다”며 “노사 모두 일정 수준의 양보와 타협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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