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O 위기 下] 활로 모색나선 업계…日 사례에서 얻은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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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O 위기 下] 활로 모색나선 업계…日 사례에서 얻은 해법은

이데일리 2026-05-11 08:11:0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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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국내 임상시험수탁(CRO) 업계가 생동성시험 급감과 물가 상승, 동물실험 대체라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CRO업계는 인공지능(AI) 활용과 새로운 기술 도입 등을 통해 살아남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과거 일본 역시 토종 CRO 업체들이 위기에 빠졌다. 하지만 항암 특화 등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을 펼치고 인수합병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 살아남았다. 국내 CRO 업체들 역시 전문화와 특성화 그리고 인수합병이 생존의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CRO 리니칼. (사진=리니칼 홈페이지)


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국내 CRO 업체들이 위기에 처해 있지만 각자의 방식으로 활로를 모색하면서 반등을 꾀하고 있다.

먼저 씨엔알리서치(359090)는 내수 위주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미국 △태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해외 거점을 활용해 다국가 임상시험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인도네시아 법인을 신설하며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알렸다. 앞서 1월에는 인도네시아 대표 CRO인 이퀼랩인터내셔널과 협업 관계를 구축했다.

씨엔알리서치는 올해 초 임상 소프트웨어 개발기업 메디플렉서스를 인수하면서 단순 임상 수탁을 넘어 데이터 기술 경쟁력을 더해 연구 수행 기간을 단축하고 역량을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디티앤씨알오(383930)는 국내 유일 우수시험실험실 운영기준(GLP) 인증을 획득한 약동·악력학(PD·PK)센터를 지난해부터 본격 가동했다. 이를 통해 비임상부터 시판 후 임상시험(임상 4상), 컨설팅까지 아우르는 CRO 전주기 풀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차별화를 내세우고 있다.

우정바이오(215380)는 오간온어칩(Organ on a Chip) 분야 선도 기업 엑셀라와 오간온어칩-동물 하이브리드 플랫폼 공동 개발에 나선다. 우정바이오의 매출 구조를 살펴보면 실험동물 상품, GLP 용역, 동물 케어 등 동물실험 관련 매출이 전체 매출의 25% 가량을 차지하고 있었던 만큼 변화가 필수적인 상황이었다. 이에 우정바이오의 이번 결정은 동물실험 단계적 폐지 등 글로벌 규제에 발맞추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우정바이오는 엑셀라와 협력을 통해 오간온어칩 기반 예비 간독성 평가 서비스 국내 론칭을 추진한다. 하이브리드 플랫폼의 경우 기존 동물실험의 한계와 문제점을 오간온어칩을 통해 극복하고, 연구 효율성과 데이터 품질·재현성을 동시에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日 사례 보니…‘특화’와 ‘인수합병’ 전략 필요

일본 토종 CRO들의 경우 이미 10~20년전에 현재 국내와 같은 상황을 겪었다. 일본 역시 제약바이오 산업이 발달하고 글로벌 직진출이 증가하면서 토종 CRO 기업들은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질환 특화, 전략적 인수합병 등에 나서면서 위기에서 벗어났다.

구체적인 사례로 일본의 CRO 기업 리니칼이 있다. 리니칼은 2005년 창립됐지만 현지 시장은 선발주자들이 과점하고 있었다. 글로벌 빅파마의 다국가 임상 일감은 아이큐비아 등 압도적인 네트워크를 가진 다국적 CRO들이 싹쓸이하고 있었다.

이에 리니칼은 모든 질환의 임상 서비스를 제공하기보다 가장 주목도가 높은 항암제와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제 개발 임상 서비스에만 집중하는 전략을 세웠다. 이를 통해 일본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당시 일본 역시 활발한 글로벌 진출로 토종 기업들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었다. 리니칼은 2018년 미국의 항암·백신 특화 CRO 액셀로반스 인수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리니칼은 직접 해외법인 또는 지사를 세우는 리스크를 감수하기보다 글로벌 현지 임상 인프라와 핵심 연구진을 흡수하는 등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선택했다.

리니칼은 액셀로반스를 다국가 임상을 위한 해외 거점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기존 내수 한정 CRO 서비스가 아닌 글로벌 무대에서도 CRO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체질 전환에 성공했다. 현재 리니칼은 일본 토종 CRO 기업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진다.

CRO업계 관계자는 “국내 CRO 산업 역시 결국 일본과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갈 것”이라며 “서비스를 국내로 제한하지 않고 글로벌 진출을 위한 꼼꼼한 전략을 세운다면 현재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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