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햇살이 부쩍 뜨거워지면서 한낮 기온이 벌써 여름의 문턱에 다다랐다. 거리에는 운동화 대신 시원한 샌들을 신은 이들이 부쩍 늘었다. 일 년 가까이 신발장 안쪽에 묵혀두었던 샌들을 다시 꺼내는 시기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한 신발 세탁이 자칫하면 큰 후회로 이어질 수 있다. 샌들 겉면에 뽀얗게 앉은 먼지를 빨리 없애려고 대야에 물을 가득 받아 신발을 몽땅 집어넣어 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세탁 방식은 아끼는 신발을 금세 못 쓰게 만드는 지름길이다. 샌들은 보통 발바닥이 닿는 밑창과 발등을 감싸는 윗부분을 본드로 단단히 붙여서 만든다. 물속에 신발을 오래 방치하면 이 접착 성분이 힘을 잃거나 아예 녹아버려 겉면이 툭 떨어질 수 있다. 깨끗하게 관리하겠다는 마음이 그저 욕심에 그치고, 신발 수명을 되레 깎아먹는 셈이다.
고무·크록스, '미지근한 물'과 '속도'가 생명
흔히 신는 고무나 거품 형태의 소재는 물세탁이 가능해 관리가 편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 소재들은 열에 몹시 예민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너무 뜨거운 물을 사용하면 신발 모양이 뒤틀리거나 크기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난다.
세탁할 때는 30~40도 정도의 미지근한 물에 중성세제를 풀어 솔로 살살 문지르는 것이 좋다. 때를 불리겠다고 한참을 물에 넣어두기보다는 10분 안에 빠르게 세척을 끝내야 신발 모양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구멍이 뚫린 부분은 칫솔을 사용해 구석구석 닦아낸 뒤 찬물로 거품을 말끔히 헹궈내야 변색을 막는다.
코르크와 가죽, 물은 '최악의 천적'
나무껍질을 뭉쳐 만든 코르크 샌들은 물을 만나는 순간 스펀지처럼 수분을 빨아들인다. 물을 머금은 코르크는 부풀어 올랐다가 마르면서 쩍쩍 갈라지는 성질이 있다. 따라서 이 소재는 절대 물에 담가서는 안 된다.
더러워진 곳이 있다면 칫솔에 세제 물을 살짝 묻혀 그 부분만 닦아내는 방식으로 관리해야 한다. 닦아낸 후에는 곧바로 마른 수건으로 눌러 물기를 없애야 갈라짐을 줄일 수 있다. 가죽 샌들 역시 물세탁은 금물이다. 가죽은 물이 닿으면 표면이 딱딱하게 굳고 색이 빠지기 때문이다. 마른 천으로 털어낸 뒤 전용 닦개로 가볍게 문질러 관리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말릴 때는 햇볕 피하고 '그늘'에서 충분히
세탁만큼 중요한 과정이 바로 건조다. 빨리 말리고 싶은 마음에 강한 햇볕 아래 두거나 헤어드라이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인위적인 열기는 신발 소재를 쪼그라들게 만든다.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꼬박 하루 이상 충분히 말리는 것이 원칙이다. 신발을 바닥에 그냥 두기보다는 세워두거나 건조대에 올려 공기가 앞뒤로 잘 통하게 해야 한다. 신발 안쪽에 신문지를 돌돌 말아 넣어두면 습기는 물론 퀴퀴한 냄새까지 잡아내는 데 도움이 된다.
샌들을 오래 신는 비결은 거창한 세탁법에 있지 않다. 내 신발이 어떤 소재인지 먼저 살피고, 외출 후 가볍게 닦아주는 작은 습관만으로도 매년 새 신발을 사는 비용을 충분히 아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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