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추산치를 세 배나 초과하는 규모로 불어난 제약 영업대행(CSO) 시장에 대한 전면적인 점검이 시작된다.
현재 신고제 시행 이후 등록된 CSO 업체 수는 1만5천여 곳에 이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가운데 직원이 단 한 명뿐인 개인사업자 형태가 전체의 70%를 차지하고 있어 체계적 감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보건복지부에 약사법 개정 추진 현황을 서면 질의한 결과, 복지부는 관련 법안의 국회 계류 사실을 확인하면서 제약·바이오협회와 손잡고 영업대행 감독 강화를 위한 공동 연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수수료 구조의 문제점도 심각한 수준이다. 평균 37%에 달하는 수수료율이 형성돼 있고, 절반에 가까운 수수료를 요구하는 곳도 상당수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남희 의원이 대표 발의한 약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은 현재 상임위 심사를 앞두고 있다. 유사한 취지로 이미 의료기기법이 개정된 선례가 있어 형평성 차원에서 약사법 개정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복지부 강준혁 약무정책과장은 제약바이오협회와의 공동 연구용역을 통해 유통 관리 시스템을 한층 정교하게 다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번 조사는 교육 이수 여부, 수수료 수준, 매출 현황, 종사자 규모, 위탁 및 재위탁 구조 등 전 영역을 아우른다. 제약사와 대행업체 사이에 체결된 위탁계약서까지 직접 들여다볼 예정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연구개발(R&D) 비율을 부풀려 약가 인하를 회피하려는 목적으로 CSO 수수료를 사후에 환급해주는 꼼수 계약이 성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비용 항목을 조작해 R&D 투자가 많은 것처럼 포장하는 관행이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왜곡된 비용 구조가 결국 건강보험 재정과 환자 부담으로 전가된다는 경고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 약값의 상당 부분이 신약 개발이나 생산이 아닌 영업대행 비용으로 흘러가면 보험 재정에 압박을 가하고 약값 인하 여력도 줄어든다.
한편 CSO 업계는 한국의약품판촉영업자협회의 사단법인화를 통해 자율 정화 기능을 강화하겠다며 허가를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복지부는 종사자 규모와 향후 성장 가능성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복지부는 직접적인 시장 개입보다 투명한 거래 환경을 간접적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 중이다. 다만 공정한 유통 질서를 해치는 행위가 적발되면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선민 의원실 측은 건강보험 재정의 낭비를 막기 위해 CSO 시장 내 불투명한 관행을 근절하는 데 의정 활동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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