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임나래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 사업인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과 ‘모아타운’이 서류 작업을 넘어 실제 공사에 들어가는 ‘착공 중심 속도전’에 돌입했다.
다만 오는 2031년까지 ‘31만호 착공’이라는 공격적인 서울시의 목표에도, 정작 원주민들이 머물 ‘이주 대책’은 빠져 있다.
가뜩이나 전세 매물이 줄고 가격이 치솟는 상황에서 대규모 이주 수요까지 겹칠 경우, 전세 시장의 대혼란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 신속통합기획 2.0 시동…인허가 단축 넘어 착공 경쟁
서울시가 신통기획 후보지 18곳과 모아타운 10곳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신규 지정하며 정비사업 속도전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개발 기대감이 커진 지역으로 투기성 거래가 몰리는 것을 차단하는 동시에,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최대한 앞당기기 위해서다.
신통기획은 서울시가 정비계획 수립 단계부터 직접 참여해 인허가 절차를 단축하는 방식으로, 일반 정비사업보다 사업 속도를 줄일 수 있다. 모아타운은 노후 저층 주거지를 하나의 블록처럼 묶어 단지화하는 정비 모델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급 확대, 주거환경 개선 프로젝트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 기존 기획보다 한 단계 더 속도를 높인 ‘신속통합기획 2.0’으로 사실상 ‘착공 중심 속도전’을 제시했다. 지난 2월 후속 실행안에서는 오는 2031년까지 총 31만호 착공 목표로, 올해 착공 물량 역시 기존 2만3000호에서 3만호로 확대했다.
◇ 전셋값 뛰는데 이주 수요까지…공기·분담금 증가 악순환
특히 서울시는 “올해부터 실제 이주가 가능한 사업장을 중심으로 사업 관리에 나서겠다”며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인허가 절차 간소화, 협의·검증 신속화, 이주 촉진 등 3대 핵심 전략까지 내세웠지만 정작 이주 대책은 요연하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본격화되면 기존 주민들은 공사 기간 동안 다른 곳으로 이주해야 한다. 하지만 서울 전세시장이 이미 ‘매물 부족 상태’다. 공급 감소와 이주 수요가 겹쳐 전셋값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첫째 주 서울 전세가격 상승률은 2015년 11월 이후 최대로 치솟았고, 경기 전세시장마저 상승세다. 8일 아실에 따르면 전년 동월 대비 서울 전세 물량은 2만7095건에서 1만6240건으로 40.1% 감소했다. 하반기부터 이주 수요가 본격화되면 전세시장 불안이 더 커질 수 있다.
단기적으로 몇 년간은 임대료 상승 압력이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결국 이주 지연이 반복되면 착공이 늦어지고 공사 기간이 길어지면서 공사비 상승과 추가 분담금 부담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이주 대책 빠진 반쪽짜리 공급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 규제에 막힌 임대 공급…“전향적 검토 필요”
다만 현재 모아타운 사업은 상당수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서울시가 지정한 모아타운 후보지는 24개 자치구, 총 88곳에 달하지만 대부분 관리 계획 수립 또는 승인 단계다. 사실상 공급은 점진적으로 속도를 붙여야 했고, 이주 수요 대책 역시 그에 맞춰 병행됐어야 한다.
부동산업계 한 전문가는 “비아파트 공급이 이주 수요를 완충할 수 있는 만큼 다세대주택이나 오피스텔 공급을 적극적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며 “다주택자·임대사업자 규제로 인해 임대 공급 여력이 눌려 있는 상황인 만큼 규제에 대한 전향적인 검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동산업계 다른 전문가는 “신통기획과 모아타운 자체는 취지와 명분이 분명한 정책”이라면서도 “실제 사업이 본격화되면 이주 수요 문제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는 구역 지정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정책 실행과 시장 대응은 아직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주 수요 분산과 전세시장 충격 감소 대안은 결국 공급 확대 속도만큼이나 중요하다. 공급 정책이 실제 주거 안정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정책 실행력과 비아파트 공급 대책, 임대시장 보완책, 단계별 이주 관리 방안 등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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