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해역 안쪽으로 이동해 정박 중…미-이란 교전 등 불안 여전
(부산=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 중이던 한국 선사 HMM 운용 화물선 나무호의 화재가 군사적 공격에 따른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에 여전히 발이 묶인 상태인 한국 선박들의 안전에도 비상이 걸렸다.
10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에 갇혀 있는 한국 관련 선박은 나무호를 포함해 26척이며 외국 선박에 승선 중인 인원을 포함한 한국은 선원은 모두 160명이다. 나무호의 경우 선원 24명 중 한국인은 6명이다.
이들은 중동 전쟁으로 두 달 넘게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상태다.
나무호에서 화재가 발생한 지난 4일 한국 선박들은 호르무즈 해협에 가까운 아랍에미리트(UAE) 앞바다에 정박 중이었다. 당시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배들의 탈출을 지원하기 위한 '해방 프로젝트'에 착수했고, 이란도 대응에 나섰다.
나무호의 화재 원인도 이란의 군사적 공격일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정부는 공격 주체는 예단하지 않고 있다. 나무호 화재 현장에서 수거된 비행체 엔진 잔해 등에 대한 추가 분석을 거쳐 규명한다는 것이다.
나무호의 화재 직후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내 한국 선박들이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도록 조치했고, 이들은 카타르 앞바다 등 걸프 해역의 안쪽으로 이동해 정박 중이다.
나무호 외에 피해를 본 선박은 없지만, 한국 선박들은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다.
나무호의 화재가 발생한 4일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선 중국 유조선 한 척이 외부의 공격을 받아 불이 나기도 했다. 7일에는 미국과 이란이 휴전 중임에도 호르무즈 해협에서 교전을 벌였다.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한국 선박들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안전 정보를 제공하고, 선사를 포함한 소통 채널도 가동하고 있다. 그러나 직접적으로 이들을 안전을 확실히 담보할 뾰족한 수는 없는 상황이다.
호르무즈 해협의 한국인 선원들은 위험 속에서도 배를 지키며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나무호 선원들은 화재가 발생했을 때도 큰 동요 없이 화재를 진압했으며, 두바이로 예인돼 조사받는 중에도 전원이 하선(계약 종료)을 택하지 않고 배가 수리되면 다시 승선하고자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두영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선원노련) 위원장은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내 선원들의 안전을 확보하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선원들의 안전을 위한 소통에도 좀 더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노사정 대화를 통해 위기 대응 매뉴얼을 만들고, 선원들의 트라우마 치유 센터도 운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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