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크래비티(CRAVITY)가 데뷔 6주년을 기점으로 스스로를 다시 돌아봤다. 지난달 29일 발매한 미니 8집 ‘ReDeFINE(리디파인)’을 통해 흔들리면서도 멈추지 않고 나아가는 청춘의 자화상을 노래했다.
이번 앨범은 유독 의미심장하다. 타이틀곡 ‘AWAKE(어웨이크)’에 담긴 ‘끝은 곧 새로운 시작’이라는 메시지가, 팀의 다음 챕터를 앞둔 크래비티의 현실과도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재계약과 군 입대라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다가오고 있지만, 멤버들은 불안에 매몰되기보다 ‘지금’이라는 순간에 집중하기로 했다. 늘 외쳐왔던 “오래 보자”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막연한 미래 대신 서로의 손을 더 꽉 맞잡기로 했다.
2020년 4월 데뷔 이후 코로나19와 서바이벌 ‘로드 투 킹덤 : ACE OF ACE’ 등 좌절과 성장을 반복하며 얻은 결론은 명확하다. 완전하지 않기에 흔들릴 수 있지만, 다시 일어서는 힘 또한 그 과정 안에 있다는 것. 그 어느 때보다 솔직하게 털어놓은 크래비티의 ‘현재진행형’ 이야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Q. 데뷔 6주년에 이어 컴백한 소감은.
A. 세림 : 한 해 한 해 지나면서 앨범이 점점 더 소중해지더라. 그만큼 더 열심히 준비했다.
Q. 이번에도 멤버들이 참여도가 높다. 먼저 세림과 앨런은 타이틀곡 ‘AWAKE(어웨이크)’와 ‘Adore’ 작사에 참여했고, 정모 역시 ‘Adore(어도어)’ 작사에 힘을 보탰다. 어떤 키워드에 집중했나.
A. 세림 : 타이틀곡을 작업할 때 우로보로스를 생각해서 뱀의 요소를 넣어서 써봤다. ‘끝을 삼키고 새롭게 시작한다’ ‘끝은 계획해 본 적 없다’는 의미를 담아서 가사를 썼다.
앨런 : 냉혈 파충류인 뱀이 떠오르게끔 ‘Cold blooded’ ‘Bite me’ ‘Fight me’ 등의 가사를 넣어봤다.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나를 부수고 더 새롭게 만들겠다’는 포부도 담아봤다.
Q. 원진과 앨런은 ‘봄날의 우리(Spring, with You)’ 작사, 작곡에 참여했는데.
A. 원진 : 팬 분들을 생각하면서 작업했다. 팬 분들과 만나지 못하는 시린 겨울에도 우리가 사랑했던 모습 그대로, 봄 같은 따뜻한 웃음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다.
앨런 : ‘끝이 곧 시작’이라는 테마를 처음 받았을 때 겨울의 차가움 끝에 찾아오는 따스한 봄을 떠올렸다. 사운드도 차가웠다가 따뜻해지고 풍성해지는 진행을 시도하고, 가사에서도 ‘봄처럼 다시 나를 찾아와 달라’ 등 따뜻한 느낌을 표현했다.
Q. 태영은 ‘Love Me Like You Do(럽 미 라이크 유 두)’를 통해 데뷔 후 처음으로 자작곡을 앨범에 수록했다.
A. 태영 : 처음으로 작곡 크레딧에 이름을 올렸다. 멤버들의 목소리로 탄생돼 더욱 뜻 깊었다. 팬 분들과 함께한 경험을 생각하면서 썼다. 러비티만큼 우리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면서 썼다.
Q. 앨범명 ‘ReDeFINE’은 재정의하다, 새롭게 규정하다는 뜻이다. 아이돌 업계의 ‘마의 7주년’을 앞둔 만큼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느낌이다.
A. 성민 : ‘다시 정의하겠다’는 의미는 아니고 재정의하는 과정에서 무너지기도 하고 다시 일어서기도 하고 반복이 되니까 그런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작년에 그룹을 리브랜딩을 함으로써 ‘이런 것도 할 수 있다’는 용기와 도전정신을 얻었고 성장하는 지점도 많았다. 앞으로도 더 많은 것을 보여드릴 계획이다.
형준 : 재계약에 있어서는 우리끼리 이야기해본 적은 있다. 하지만 컴백을 앞두고 있다 보니 재계약 이야기와 컴백 준비를 병행하면 혼란스러울 것 같았다. 우선은 컴백을 잘 마무리하고 각자 생각을 정리해서 다같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아직 우리끼리 깊이 이야기해본 적은 없지만 아마 컴백을 마치고 멤버들끼리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지 않을까 싶다.
Q. 기다리는 러비티(팬덤)의 입장에선 불안감을 느끼지 않을까 싶다. 좀 더 믿음을 줄 수 있는 메시지를 전하자면.
A. 태영 : 모든 아이돌의 꿈이 장수 그룹이지 않나. 아홉 명 전원 재계약하는 게 꿈이지 않을까.
형준 : ‘오래 보자’는 말을 해왔으니까…. 대충 가볍게 한 게 아니라 우리 팀과 러비티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해온 말들이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후회 없이 활동하고, 많은 것을 해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불안할 수 있겠지만 좀 더 믿어달라고 말하고 싶다.
원진 : 이번 앨범 키워드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고 ‘우로보로스’라는 매개체 속 키워드 중 하나가 ‘영원’이기도 하다. 그런 부분을 생각해주시면서 팬 분들이 앨범을 같이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Q. 가장 선명한 현재를 그린 앨범으로 소개됐다. 지금의 크래비티를 담기 위해 고민한 지점은 무엇인가.
A. 형준 : 과거의 앨범들은 사회초년생이 겪는 두려움, 쟁취, 청춘, 너와 내가 함께할 때의 걸작 등을 이야기해왔다. 이번 앨범은 우리의 ‘과정’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 두렵기도 하고 흔들리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나아가는 과정의 순간을 담았다. 코로나19도 있었고 서바이벌에 나가서 꼴찌도 하는 등 서사도 쌓아왔는데 그 과정에서도 러비티가 있었기에 무너지지 않은, 우리의 6년 서사를 담은 앨범이 아닐까 싶다.
Q. 앨런을 제외하면 멤버 전원이 국방의 의무를 앞두고 있다. 피할 수 없는 현실인데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
A. 원진 : 어쩔 수 없이 우리도 생각해야 할 부분이다. 이제는 가까워진 현실일 수도 있지만, 먼 미래(군대)에 대해서는 굳이 깊게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지금에 집중하고, 하루하루 우리끼리 더 뭉치고, 그런 게 우리 팀만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재계약과 군대 이슈가 있음에도 이번 컴백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게 서로가 서로의 원동력이 되어주기도 했고, 우리를 기다려주시고 사랑해주시는 러비티 덕분이기도 했다. 미래에 대한 걱정보다는 컴백에 집중했다.
형준 : 군대를 다녀왔을 때 더 멋있고 섹시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닌가, ‘남자병’인가(웃음)…. 데뷔 초 영상을 보면 그때와 지금도 다른데 군대를 다녀온 후 30대엔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Q. 스타쉽 직속 선배 그룹 몬스타엑스의 경우 2021년부터 군백기를 겪고 있고, 전원 30대 그룹이기도 하다. 몬스타엑스를 보면서 크래비티의 방향성을 생각해보기도 했나.
A. 형준 : 크래비티는 멤버가 많다 보니까 한 명씩 (군대에) 가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완전체까지 굉장히 길어지지 않을까. 회사와 깊게 이야기하진 않았지만 우리끼리는 공백기를 짧게 하고, 기다릴 러비티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천천히 조금씩 생각해 나가는 단계인 것 같다. 재계약까지 잘 마무리되면 그때 회사와 이야기를 나누지 않을까 싶다.
원진 : 어제 거짓말처럼 창균이(아이엠) 형의 입대 브이로그가 내 알고리즘에 떴다. 몬스타엑스 형들이 서프라이즈 이벤트를 해주기 위해서 ‘일본 일정이 있다’고 거짓말하고 식당에 찾아와서 놀라게 하는 장면이었다. 한 팀으로서의 우정이 멋지고 아름다워 보였다. 나중에 내가 가는 날이 있다면 멤버들이 배웅해줬으면 좋겠다. 재밌을 것 같다. 단순하게 ‘군대 갈 때 어떡하지’ 걱정보다는 기대감도 있다.
Q. 이제 데뷔 7주년을 향해 가고 있다. 성적과 성과에 대한 부담감은 어떻게 이겨냈나.
A. 성민 : 조급해지는 경향도 있었고 기대하는 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아쉽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가 열심히 한다고 해서 항상 결과가 잘 나오는 건 아니니까. ‘열심히 했으면 그걸로 된 거 아닌가’ 생각도 가지게 됐다. 팬 분들에게 좋은 추억을 드리고, 멤버들과 같이 하는 과정을 중요시하게 됐다. 그래서 부담감보다는 설레는 마음이 큰 것 같다.
세림 : 부담감 보다는 욕심이 많아졌다. 욕심내서 조금 더 보여주자는 마음이다.
태영 : 스타쉽 소속 아티스트들이 다 잘 되다 보니까 크래비티도 잘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함께 스타쉽을 빛내고 싶어서 멤버들과 ‘으쌰으쌰’ 하고 있다.
Q. 멤버들이 생각하는 스타쉽 기여도는 어느 정도인가.
A : 세림 : 지금 이 회의실에 있는 에어컨 정도는 그래도….
형준 : 사내 카페에서 드시는 커피 정도는….
태영 : 이사 예정인데 이사 갈 회사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힘쓰겠다. 열심히 해서 새 사옥의 1층을 우리가 세우겠다.
세림 : 고민하지 않고 바로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열심히 해보겠다.
형준 : 그때 꼭 다시 여쭤봐 달라.
Q. 시즌10까지 이어온 자체 콘텐츠 ‘비티파크’가 큰 사랑을 받았다. 크래비티 대표 ‘입덕’ 콘텐츠이기도 하고, K팝 팬들 반응도 좋더라.
A. 원진 : 새로운 시즌을 준비 중이다. 팬 분들 사이에서도 반응이 좋았고, 우리 의견이 반영된 시즌이 좋은 반응을 얻어서 좋았다. 새로운 시즌에도 우리 의견이 많이 들어갈 예정이다.
Q. 크래비티 자체 콘텐츠 가운데 형준과 누나들의 휴가 브이로그도 화제더라. 혹시 다른 멤버들의 누나나 가족들의 견제는 없었나.
A. 형준 : 누나가 나를 견제한다. 누나뿐 아니라 엄마도 콘텐츠 욕심이 많다. ‘휴가 내려오면 브이로그 뭐 찍을까’ 먼저 묻더라.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니까 누나가 ‘나도 유튜브를 하고 싶다’고 하길래 안 된다고 했다. 한다면 나도 찾아보게 될 것 같은데 ‘현실 남매’라…. 응원은 한다.
태영 : 우리 누나는 개그 욕심이 없어서 여행 갈 때 찍은 정도가 전부다.
원진 : 우리 누나도 관심 있더라. 우리 가족도 ‘형준이처럼 찍어보자’고 했는데 어딜 내놔도 부끄러운 가족이라 내가 거절했다. ‘누나 내비치면 안 된다’고 막았다(웃음).
Q. 아이돌이라면 어쩌면 당연한 미덕이지만, 크래비티는 ‘팬 사랑’이 지극하기로 유명하다. 특히 ‘버블은 유료 서비스다’라는 소신 발언은 K팝 팬들 사이에서 교본으로 통하기도 하는데.
A. 형준 : 당연하게 생각하던 거라 많은 분이 관심 있게 봐주실 줄 몰랐다. 좋아해주시니까 얼떨떨하다.
세림 : 이슈가 될 만한가 싶을 정도로 우리에겐 당연한 것이다. 러비티에 대한 마음도 진심이고 팀에 대한 사랑도 커서 그럴 수 있지 않나 싶다.
원진 : 코로나19 시기에 데뷔했다. 팬들의 함성과 웃음이 없는 공간에서 무대를 해야 했던 시간이었다. 팬 분들의 존재가 당연하지 않다는 생각에 팬 사랑도 더 넘치는 것 같다. 그런 이야기를 노래나 무대에 녹여내려고 한다.
Q. 자체 콘텐츠와 ‘밈’에서 그치지 않고 본업인 음악과 무대도 주목받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을 것 같다.
A. 원진 : ‘개그비티’ 수식어도 기분 좋지만 본업은 아이돌이다 보니까 본업적인 부분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비티파크’ 찾아오신 김에 커버 콘텐츠, 연습 영상도 많이 찾아봐주셨으면 좋겠다. 6년 동안 활동하면서 느낀 감정, 그 안에서 두려워했던 것들, 되찾은 나다운 모습들을 녹여내려고 신경 썼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태영 : 코로나 시절을 겪은 그룹인 만큼 무대의 소중함을 더 잘 알고 있다. 그때 생각하면서 이번 활동도 열심히, 간절하게, 우리의 장점을 보여주겠다. 퍼포먼스와 무대로도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그룹이 되겠다.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사진제공|스타쉽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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