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주를 상대로 한 고금리 대출 착취를 차단하기 위해 정부가 칼을 빼들었다. 정책금융기관으로부터 저리로 자금을 조달한 뒤 가맹점주에게 고금리로 재대출하는 행위가 적발될 경우, 해당 기업의 정책자금 이용이 전면 중단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는 10일 이른바 '명륜당 사태'와 유사한 사례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와 함께 종합 대응방안을 내놓았다.
조사 대상이 된 ㈜명륜당의 사업구조는 이랬다. 산업은행에서 790억원, 기업은행과 신용보증기금에서 각각 20억원씩 연 3∼6% 저금리로 차입한 자금이 대주주 소유의 특수관계 대부업체 14곳으로 흘러들어갔다. 규모는 약 899억원에 달했다. 이 업체들은 명륜진사갈비 등 가맹점주에게 인테리어 비용 명목으로 연 12∼18%의 고금리 대출을 실행했다.
감독을 회피하기 위한 교묘한 수법도 동원됐다. 총자산 100억원 이상이면 금융위원회 등록 대상이 되는 점을 악용해 대부업체별 자산을 100억원 미만으로 쪼개 관리한 정황이 포착됐다.
상환구조 역시 특이했다. 가맹점주가 육류 등 필수품목 납품대금에 대출 원리금을 합산해 본부에 지급하면, 본부가 이를 대부업체에 대신 납부하는 방식이었다. 별도 사례로 조사된 ㈜A사는 월별 가맹점 매출정보를 계열 대부업체에 제공했고, 점주들은 매출 일정 비율을 원리금으로 직접 상환했다.
가맹업과 대부업을 함께 영위하는 ㈜B사 사례도 확인됐다. 신용보증기금 보증을 활용해 연 4%로 12억원을 조달한 뒤, 대표 소유 대부업체와 공동으로 가맹점주 112명에게 총 114억원을 연 13%에 빌려줬다. 이 업체 역시 대부업 쪼개기 등록 의혹을 받고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당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상공인의 절박한 상황이 특정인의 수익 수단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며 강력 대응 의지를 밝혔다.
정부 대책의 핵심은 정책금융기관의 사전·사후 관리체계 대폭 강화다. 산업은행·중소기업은행·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등은 앞으로 신규대출 심사, 용도 점검, 만기연장 시점마다 가맹본부의 가맹점 대상 대여금 보유 여부와 대출조건을 철저히 확인한다. 부적절한 고금리 여신이 드러나면 신규 정책금융 공급이 차단되고, 기존 대출도 만기연장 제한이나 분할상환 조치가 뒤따른다.
대부업 쪼개기 등록 유인을 제거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 등록 대부업자에게도 총자산 한도 규제가 적용된다. 쪼개기 의심 업체에 대해서는 금융감독원이 직권으로 검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대부업법 개정도 병행 추진된다.
명륜당이 활용했던 정책자금은 이미 전액 회수 완료됐다. 해당 업체도 가맹점주 대출금리를 최고 연 18%에서 4.6%로 일괄 인하한 상태다.
공정위는 예비 가맹점주 보호를 위해 정보공개서 제도를 손본다. 가맹점 개설단계와 운영단계로 신용제공·알선 내역을 구분 기재하도록 하고, 대출금리·상환방식·상환조건·가맹본부와 신용제공자 간 관계 등을 필수 기재사항에 추가한다.
본부가 원리금을 대납하는 구조에서 실제 상환현황 파악이 어려웠던 문제도 개선된다. 금융회사가 가맹점주에게 원리금 납부 여부를 직접 통보하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아울러 가맹본부가 필수품목이 아닌 상품까지 거래를 강제할 경우 가맹점주 손해액의 최대 3배를 배상하도록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 규정을 담은 가맹사업법 개정안도 추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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