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기 댐 건설 주도한 일본인에 "'음수사원'하고 감사"
추모행사에 아베 前총리 부인 등 참석…中매체, '친일' 비판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대만이 중국에 맞서 일본과의 밀착을 강화하는 가운데,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최근 일본과의 우호를 상징하는 일제 시기 일본인 동상에 무릎을 굽혀 헌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대만중앙통신에 따르면 라이 총통은 8일 일제 시기 대만 타이난 우산터우댐 건설 등을 주도했던 일본인 토목 엔지니어 핫타 요이치의 84주기 추모 행사에 참석했다.
관련 영상을 보면 해당 엔지니어가 바닥에 앉아 있는 모습의 동상 앞에서 라이 총통이 헌화했으며, 꽃을 내려놓는 과정에서 거의 바닥에 닿을 듯이 무릎을 굽히는 자세를 취했다.
라이 총통은 고인을 가리켜 "일본인이자 대만인이다. 우리는 모두 한 가족"이라면서, 저수량이 7천여만t인 우산터우댐을 이용해 반도체 공장에도 물을 공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우산터우댐이 무형의 효과를 발휘하고 대만·일본의 감정이 긴밀히 이어지게 했다"면서 "혜택을 받는 사람들은 '음수사원'(물을 마실 때 그 물의 근원을 생각)하고 자발적으로 일본에 감사해한다"고 말했다.
또 "대만이 국제적으로 위협에 직면했을 때 일본은 아베 신조 전 총리 때부터 줄곧 지지했다"면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도 대만에 매우 관심을 갖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서도 대만해협 평화·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대만·일본은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며 "양자 관계는 100년에 걸쳐 이뤄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행사에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부인인 아베 아키에 여사와 해당 엔지니어의 후손을 비롯해 대만·일본 양국 인사 50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에 대해 중국 매체 중국신문망은 대만 학자·평론가들을 인용해 라이 총통을 비판했다.
대만대학 위안쥐정 교수는 2017년 이 동상의 머리를 자르는 사건 등이 있었던 사실을 거론하며 라이 총통의 이번 참배는 일본에 아첨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평론가 리젠난은 역사 왜곡 시도라면서 "라이 총통이 일본의 중국 침략 및 대만 식민 통치 악행을 합리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중국군 소셜미디어 '쥔정핑 공작실'은 "식민지 착취자를 대만의 은인으로 포장하려 한다"면서 당시의 댐 건설 등 수리 사업의 본질은 곡물 수탈을 돕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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