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억 전달하고도 무죄…'이중 피해자' 공무원, 항소심서도 면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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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억 전달하고도 무죄…'이중 피해자' 공무원, 항소심서도 면죄부

나남뉴스 2026-05-10 14:43:2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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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이은혜 부장판사)가 10일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으로 기소된 40대 지방공무원 A씨에게 1심에 이어 다시 무죄를 선고했다.

강원도 소재 지방자치단체에서 근무하는 A씨는 지난해 3월부터 4월까지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을 위해 피해금을 수거하는 역할을 담당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피해자 7명에게서 총 8억여 원을 건네받아 범죄조직에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죄조직의 수법은 교묘했다. 검찰과 수사관을 사칭한 조직원들은 피해자들에게 '대포통장이 당신 명의로 개설돼 범죄에 악용됐으니 현금을 인출해 금융감독원 직원에게 전달하라'고 기망했고, A씨가 이를 받아 조직으로 넘기는 구조였다.

그런데 A씨 본인도 동일한 수법에 당한 피해자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2월부터 3월 사이 조직원들에게 8천80만 원을 사취당했으며, 4월이 되어서야 자신이 범죄에 연루됐음을 깨닫고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조직원들은 A씨를 끌어들이기 위해 '당신 탓에 다른 사람들도 명의도용 피해를 입어 수사받고 있다'며 죄책감을 자극했고, 불법 자금 환수에 협조하라고 압박했다. 결국 A씨는 이 요구에 응하게 됐다.

법정에서 A씨 측은 조직의 가스라이팅에 휘말려 자신의 행동이 범죄 일부라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고 항변했다. 오히려 조직의 대출 강요로 빚까지 떠안게 됐다는 점도 강조했다.

1심 재판부는 '조직에 속아 자신도 금전 피해를 입은 피고인이 보이스피싱임을 알면서 가담했다는 공소사실은 논리적 모순'이라며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학력과 사회적 경험을 고려할 때 현금 수거 과정에서 불법성을 의심할 능력이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공직자로서 검찰이나 금감원이 서류도 없이 민간인에게 특수수사 협조를 요청하고 영수증 없이 자금을 환수한다는 상황을 그대로 믿은 점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그럼에도 재판부는 무죄 판단을 유지했다. 보이스피싱 수법이 갈수록 정교해져 상당한 지식과 경험을 갖춘 사람도 피해를 당하는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수차례 금전 편취를 당한 직후 곧바로 현금 수거에 관여하게 됐고, 심지어 수거 업무 도중에도 370만 원을 추가로 빼앗기는 피해까지 입었다"며 범행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A씨가 수거 과정에서 피해금 일부를 빼돌려 자신의 손실을 만회하려 한 정황이 전혀 없었다는 점, 그가 연루된 다른 보이스피싱 사건들이 경찰 단계에서 불송치 처분된 점 등도 무죄 판단의 근거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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