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본업과 무관하게 쌓아둔 부동산 자산이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50대 그룹 소속 상장·비상장 계열사 374곳 중 최근 2년간 투자부동산 현황을 연속 공시한 176개사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비업무용 부동산 총액이 102조9천361억원에 달했다. 전년 대비 3.3% 불어난 수치다.
리츠를 제외한 이번 조사에서는 장부상 취득원가가 아닌 현재 시장 시세를 반영한 공정가치가 기준으로 적용됐다. 생산이나 영업에 직접 투입되지 않거나 필요 면적을 초과해 기업이 안고 있는 자산이 바로 비업무용 부동산이다. 1990년대 중반까지는 투기 방지 차원에서 취득부터 양도까지 중과세가 적용됐으나, 외환위기 이후 규제 완화로 세 부담이 대폭 경감된 바 있다.
최근 이재명 정부가 이를 '불로소득'으로 규정하며 과세 강화 카드를 꺼내들면서 기업들의 자산 운용 전략에 비상등이 켜졌다.
그룹별 순위에서는 삼성이 12조7천690억원으로 선두를 지켰다. 총자산의 1.5%에 해당하며 1년 전보다 8.2% 줄었다. 삼성생명 한 곳이 11조7천863억원을 보유해 그룹 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별도 재무제표 기준 삼성생명의 투자형 부동산은 7조5천972억원인데, 보험업법상 비업무용 부동산 소유가 금지돼 전량 투자 목적으로 운용 중이다.
롯데그룹은 11조5천178억원으로 바짝 추격했다. 전년 대비 11.5% 증가했으며 자산 대비 비중은 7.6%를 기록했다. 롯데쇼핑 6조8천284억원, 호텔롯데 2조7천902억원 등 두 계열사가 그룹 전체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16.5% 늘어난 8조8천244억원, KT그룹은 12.5% 증가한 8조3천334억원을 각각 나타냈다. 미래에셋그룹은 오히려 21.1% 감소해 5조7천684억원에 머물렀고, GS그룹은 19.9% 급증한 4조7천593억원이었다.
증가 폭이 가장 가파른 곳은 다우키움그룹이다. 1조8천264억원이 불어나 71.9% 급등, 총 4조3천683억원을 기록했다.
총자산 대비 비업무용 부동산 비중이 10%를 웃도는 그룹도 세 곳 있었다. HDC그룹 15.1%, KT&G그룹 11.1%, KT그룹 10.5%로, 전체 평균 2.3%의 네 배를 훌쩍 넘겼다.
취득 당시 대비 자산 가치가 두 배 이상으로 뛴 계열사는 44곳, 세 배 이상은 15곳에 달했다. KT알파가 654%로 최고치를 찍었고 롯데정밀화학 617%, 남해화학 453% 순이었다.
임대수익률 측면에서는 CJ그룹이 9.6%, 미래에셋그룹이 8%를 올려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공정가치 대비 5% 이상 수익률을 거둔 그룹은 12곳, 계열사 기준으로는 60곳이 5% 이상, 15곳이 10% 이상을 달성했다.
리더스인덱스 측은 "본업 바깥에서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입증하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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